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두바이 벤치마킹

송영필 <삼성경제硏 수석연구원>

두바이가 중동 지역의 비즈니스 및 관광의 허브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중계무역도시 중의 하나이며 연간관광객이 600만명에 이르는 관광도시이다. 또한 MSㆍ오라클ㆍHPㆍIBM 등 세계적 기업을 유치해 정보산업도시로 발전하고 있으며 중동의 금융 중심 도시로까지 발전하려 하고 있다. 중동 경제의 허브로 급부상 중동 지역은 아시아ㆍ유럽ㆍ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 규모의 약세로 인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다. 두바이는 이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중동 및 북아프리카는 물론 인도, CIS 지역까지를 영향권으로 갖는 허브도시로서 위상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한 도시가 국제적인 허브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지정학적 입지는 물론이며 우수한 물리적 시설과 효율적 운영체제, 그리고 외국인을 끌어들일 매력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두바이는 걸프만에서 대형 선박의 접안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두바이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중동 지역 최고의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79년 완공된 제벨알리항(Jebel Ali Port)은 총면적 300만평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인공항이며 미래 수요에 대비한 투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출입국 절차 간소화, 운영 정보기술(IT)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중동 최고의 항구 및 공항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매력적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무세금, 무제한 외환거래, 무노동쟁의 등) 다양한 물류 여건 및 지원시스템을 갖춘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했다. 지식산업 육성을 위해 2000년 인터넷시티, 2001년 미디어시티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입주 기업들에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지식마을(knowledge Village)을 조성해 대학을 유치했다. 여기까지는 허브도시가 되기 위해 대부분의 도시가 추구하는 필수적 요건들이다. 두바이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것은 어쩌면 황당하다고도 생각되는 대형 개발사업과 이벤트이다. 인간의 상상력을 현실화시키는 대형 개발사업에는 세계 최고높이(800m)로 지어질 예정인 초고층 빌딩, 직경 7㎞의 세계지도 모양의 인공섬 프로젝트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세계 최고급으로 소위 7성호텔이라고 불리는 부르지 알 아랍(Burj Al Arab)에서는 타이거 우즈가 옥상 헬기 착륙장에서 드라이브 샷을 날리는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차별적 도시 마케팅은 전세계 메스컴의 집중 조명을 받아 두바이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뿐 아니라 도시의 매력도를 한층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두바이가 외국인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두바이의 성장은 국가의 장기 전략을 일관성 있게 추진한 것에 힘입은 바 크다. 탈석유의존 경제구조라는 두바이의 장기 비전에 맞춰 과감하고 혁신적 프로젝트들이 잇달아 성공하자 과거에는 무모하다고 여겨지는 계획들에 대해 확신과 기대감이 주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온건하면서도 균형 잡힌 외교노선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적 안정성과 일관성은 시장의 신뢰로 이어져 두바이의 인공섬 프로젝트 중의 하나는 3주 만에 분양이 끝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 안정돼 대외 신뢰 확보 동북아 물류 중심을 지향하는 우리는 경제특구를 조성하면서 아직까지 제도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머무르고 있으며 그것도 각종 이해관계에 얽매여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 두바이는 왕정체제를 갖추고 있어 정책 결정에 따른 갈등의 소지가 우리보다 적으며 오일달러를 통해 재정 확보가 우리보다 여유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확고한 국가의 장기 비전과 일관성을 보유하며 실천력을 통해 대ㆍ내외의 신뢰를 확보하고 매력적인 국가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 등은 동북아 허브 달성을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