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본시장의 돌파구 헤지펀드] "시장 불안해도 수익 안정적" 연기금·국부펀드 '최대 큰손'

■ 헤지펀드에 누가 돈 맡기나

헤지펀드에 돈을 맡기는 투자자는 누구일까. 돈 많은 개인? 현금이 넘치는 기업? 아니면 기관투자자? 미국과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국내 전문가를 만났을 때는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이 연기금이라는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 연기금도 최근에서야 투자를 할까 말까 하는데 과연 다른 나라 연기금들이라고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W호텔에서 만난 스위스계열 앰플리튜드캐피털의 하이코 추울케 고객관리부문 헤드가 해답을 줬다. 추울케 헤드는 "경기변화에 민감한 자산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입었던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과 상관관계가 떨어지는 투자자산에 분산투자해 수익률을 방어하고자 하는 수요가 생겼다"며 "특히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헤지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야 하는 전세계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이 대체투자, 그 중에서도 경기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헤지펀드의 새로운 신흥중심지 싱가포르의 담당자들 역시 개인도 기업도 아닌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을 최대 투자자로 꼽았다. 이러한 흐름은 급증하고 있는 최근의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패턴에도 잘 나타나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펄스가 지난해 봄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기관투자가들은 지난 2009년에는 주식(46%), 채권(35%), 대체투자(16%), 현금(3%) 비중으로 투자했지만 2010년에는 주식(45%)과 현금(2%) 비중을 1%포인트씩 줄이는 대신 대체투자 비중을 18%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2~3년 후에는 주식 비중을 43%로 낮추고 대체투자 비중을 20%까지 높이겠다고 응답했다. 헤지펀드에 대한 기관의 매력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아시아 채권에 투자하는 싱가포르 헤지펀드 BRIM의 성장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2009년 설립 당시 2,000만달러 규모였던 BRIM의 순자산은 현재 6,000만달러로 2년도 안 돼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연기금과 펀드오브펀드 등 기관 자금이 집중된 게 주요했다. 구안 옹 BRIM 대표는 "아시아에서 발행된 달러표시 채권에만 투자해 연간 10% 안팎의 수익을 추구하는 이 펀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운용의 투명성을 키워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익추구 전략에 매력을 느낀 해외 기관투자가의 자금이 몰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과 런던ㆍ싱가포르 등 전세계에 거점을 두고 있는 FX콘셉츠 역시 연기금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버나드 록 아시아태평양지역 매니저는 "정부 연기금을 중심으로 국부펀드와 보험회사 등이 주요 투자자"라며 "고액 자산가(개인)들의 비중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남우 BoA메릴린치 전무는 "운용성과가 좋은 헤지펀드 가운데 수익률 관리를 위해 추가 가입을 받지 않는 소프트클로징(soft closing)을 한 곳이 많다"며 "우수한 헤지펀드는 한정적인 데 반해 수요는 늘고 있는 현상도 헤지펀드시장을 확대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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