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은행인 씨티은행이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타격을 입은 데 이어 또 다시 채권시장에서 체면을 구겼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최근 40억달러규모의 10년물 채권을 역대 최고수준인 6.125%의 금리로 발행했다.
이는 같은 만기의 미 국채 금리에 1.9% 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인 것으로 세달전 가산금리 0.72% 포인트의 세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씨티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에 이처럼 높은 가산금리가 붙은 것은 막대한 서브프라임 손실과 이달초 이뤄진 찰스 프린스 회장의 퇴임으로 금융시장에서의 신용이 크게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여름이후 서브프라임발 모기지 부실로 약 17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고 최근 두차례에 걸쳐 공시한 바 있다.
현재 신용평가기관인 S&P사로부터 세번째 수준인 AA 등급을 받고 있는 씨티은행은 투자자들의 높은 프리미엄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씨티은행 채권은 현재 대부분 미 국채 수익률보다 1.61% 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가 붙어 있다. 또 발행된 채권이 부도 날 경우 지급하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 수수료율도 지난 12일 현재 3년래 최고치인 0.82% 포인트에 도달해 있다.
최근의 신용경색 위기로 미국 채권시장의 가산금리는 지난 2000년이후 최근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 와 있다. 매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칼버트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인 고레고리 하비브는 “현재 미국 채권시장은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식의 극도로 조심하는 분위기가 만연돼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채권 발행사들의 높은 가산금리 지급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