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한달 보름여 만에 최고점에 도달하면서 박스권 탈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2ㆍ4분기 실적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상승폭을 제약할 수는 있지만, 3ㆍ4분기 이후 좋아질 것으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은 한 단계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굵직한 경제지표의 영향은= 이번주는 국내외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 ISM제조업지수, 고용동향 등이 발표된다. 일단 이들 지표는 대체로 4월에 비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지표들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시장에서 상당부분 이들 지표수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는 4월 산업활동동향, 수출입실적 잠정치가 공개된다. 4월 산업생산은 지난3월(4.8%)에 비해 소폭 줄어든 4.5%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감소 폭은 국내경기의 완만한 회복기대감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안정진 우리투자증권연구원은 “다음주 발표될 지표들은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주 말 3,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매수세 유입, 국내 기관들의 매수증가세 등의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시장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박스권 탈피, 계단식 상승도 가능= 920~930선의 박스권을 탈피, 1차 바닥 950선마저 넘어 종합주가지수는 960선을 회복했다. 여기에 이 달 들어 지난 25일까지만 주식형 펀드 유입액이 1조1,180억원을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이어지고 있고. 또 기관의 누적 순매수 금액도 4,7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박스권을 탈피, 계단식 상승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에서는 두 가지의 긍정적인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펀더멘탈은 글로벌경기의 성장이 급격하게 둔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상당부분 완화됐다. 또 수급은 5월말을 기점으로 대만시장의 MSCI 편입비중 조정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매수여력이 커졌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7월초 발표되는 기업실적이 여전히 나쁘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펀더멘탈, 수급차원에서의 긍정적인 시그널들은 앞으로 국내증시가 점진적으로 상승폭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영곤 한화증권 이영곤 애널리스트도 “종합주가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서면서 추가 상승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급등세보다는 매매공방을 통한 완만한 상승이 전망되며 IT를 비롯한 금융, 자동차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 활기 이어갈까= 8일 연속 상승, 단숨에 460선을 돌파한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은 강세장으로 진입하는 모습이지만, 일부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시장왜곡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지수 470선 돌파시, 480선까지 진입은 무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증권시장과는 달리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거의 매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일부 종목 위주의 장세가 시장의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영곤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이 추가 상승하려면 유가증권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수 470선 부근에 매물이 많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다음주 중반 이후에는 횡보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