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병행한 내실경영에서 공격경영으로」최근 빠른 경기회복과 시장개방에 따른 외국기업의 국내진출이 늘어나자 하반기들어 주요업계의 경영전략이 공격경영으로 전환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IMF(국제통화기금)체제하에서 내실경영으로 일관해온 자동차, 전자, 중공업, 철강업계는 하반기들어 매출목표를 상향조정하는 한편 지역별 마케팅제 구축, 타겟마케팅제 도입 등 적극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통해 올해말까지 모든 경영실적을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한다는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 하반기 국내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삼성,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수요확대로 하반기 가전제품 판매고가 IMF이전 수준인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판매목표를 일제히 늘려잡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하반기에 상반기 보다 40% 이상 늘어난 1조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키로 하고 「오픈프라이스제」와 「타겟마케팅」「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등의 새로운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도 현대와 기아자동차가 올 목표를 상향조정, 적극 공세를 펼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일본차 진출 등에 대비해 내수목표를 당초 42만대에서 50만대, 수출을 66만5,000대에서 75만대로 늘리는 등 올해 판매목표를 사상 최대인 1백25만대로 늘렸다. 기아자동차도 판매목표를 32만5,000대에서 34만5,000대로 늘려잡았다. 양사는 이를 위해 중대형 승용차와 미니밴 등을 중심으로 지역별, 차종별 세부시장 분석을 통해 전략차종을 집중육성하고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에 기초한 정보인프라 및 물류, 서비스 등의 지원체제를 강화키로 했다.
철강업계는 자동차, 가전수요 증가로 냉연강판과 아연도 강판의 수요가 39~48% 이상 늘어나는 등 판매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철, 동부제강 등 주요업체들은 이에따라 하반기중 생산과 판매목표를 30% 가까이 늘려잡는 한편 공장가동율을 IMF이전인 97년 수준으로 회복시킬 계획이다.
올들어 상반기까지 지난해 같은기간의 62%에 불과한 선박수주실적을 올린 조선업계는 하반기에 적극적인 수주전을 펼쳐 지난해 수준의 수주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며 해운업계도 최근 수출회복과 운임인상을 계기로 매출목표를 상향조정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내실경영을 통해 경영기반을 착실히 다져왔기 때문에 올해는 매출 뿐 아니라 이익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갑작스런 판매확대에 따른 과열경쟁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호 기자 BHM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