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中축구 자신감 허풍아니다”

축구 한일전(16일)이 끝난 뒤 아리에 한 중국 감독이 태극전사들에 대해 혹평을 한 `사실`이 한동안 축구계에 회자됐다.일부 보도에 따르면 한 감독은 “안정환은 실력은 뛰어나지만 머리가 나쁘다. 세 차례나 득점 찬스를 놓쳤고 특히 동료에 패스해 주면 쉽게 넣을 골 찬스도 무리하게 직접 차 넣으려다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유상철과 관련해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좋은 체격을 갖췄지만 태클이 지나치게 거칠다”며 `마피아`라고 표현했다. 한 감독이 정말 이같이 평했다면 다소 경솔했다는 생각이다. 한 감독과 나는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처음 만난 뒤 80년대 중반 네덜란드 리그에서 선수로 수 차례 맞붙는 등 적잖은 인연을 맺어왔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났을 때 그는 “중국 축구를 꿰뚫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유럽과 동아시아 축구는 겉만 보고 섣불리 비교ㆍ판단하기에는 변수들이 너무 많다.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 중국 선수들은 볼 다루는 기량은 뛰어난 데 실전에선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반면 유럽 선수들은 뭔가 엉성해 보이면서도 막상 그라운드에선 좀처럼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네덜란드 출신인 한 감독도 올 1월 중국 감독 취임 2주일 만에 호나우두를 비롯한 호화멤버가 총동원된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_0으로 비겨 A매치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중국 축구`를 제대로 파악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한일전을 지켜보면서 2006독일월드컵 지역예선을 통과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한 감독의 말은 새겨들을 만 하다. 그는 “양국의 전력과 전술을 파악했다”면서 특히 공한증(恐韓症)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을 허풍으로 몰아붙이기엔 찜찜한 구석이 적지 않다. 중국 선수들은 우선 체격 조건이 우리보다 좋은데다 기량도 최근 부쩍 향상됐다. 중국 프로 1부인 갑 리그의 날로 치솟는 인기도 한일월드컵 이후 급속히 가라앉은 K리그 열기와 비교된다. 동아시안컵대회(5월28일~6월3일)에서 우리의 관심과 초점이 일본전에만 쏠린다면 중국한테 허를 찔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우승의 관건은 적을 알고 나를 아는 데 있다. 코엘류 감독이 다음달 특별 소집훈련에서 일단 `나를 아는` 작업을 완성해내기를 바란다.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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