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7일 본회의 개막이 유력시되던 북한 노동당의 제3차 대표자회 일정이 여전히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인 9ㆍ9절 등을 고려할 때 당대표자회는 오는 10일을 넘겨 열릴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까지 당대표자회 본회의 개막일을 예측할 만한 사전 움직임을 전하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6일 "당대표자회에 참가할 대표들이 평양에 모여들고 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예컨대 평양에서 전국 규모 행사가 열리면 통상 참가자들은 하루나 이틀 전 평양에 도착해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주석 동상에 참배하는 것으로 비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것이 관례인데 언론 보도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행사가 예상보다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도 "현재 북한의 보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당대표자회 일정을 추측하는 데도 변수가 많다.
하나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9ㆍ9절. 9일은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이기 때문에 이날 당대표자회를 열거나 이날에 걸쳐 일정을 잡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대표자회 소집을 대내외에 공표한 6월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의 '결정'에는 개최 시점이 '9월 상순'으로 못 박혀 있는 만큼 이달 상순에 열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한의 '상순' 개념은 1~15일까지인 만큼 15일 이전에는 열리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13일 개막해 2∼3일간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물론 1998년 '김정일 체제' 출범 이후 최고인민회의 일정이 하루로 축소된 점을 들어 이번 당대표자회도 단 하루로 끝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렇게 되면 개최 시기는 더욱 가변적이다.
한편 당대표자회 개막이 예상보다 늦춰지자 북한 내부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후계구도의 공식화 여부와 함께 김정은에게 어느 정도 고위직을 줄 것인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보좌 세력'은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등 새로운 권력지도에 대한 조율이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이번 당대표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대표자회 개최를 이달 10일 이후로 미루면 여러 말이 나올 수 있음을 북한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 맥락에서 마냥 늦추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딱 꼬집어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