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크게 웃돌자 투자원금을 회복했거나 기대 수익률을 달성한 펀드자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국내주식펀드가 몸살을 앓았지만, 최근 순유출액 감소세가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개인 투자자금으로 이뤄진 공모형 국내주식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의 경우 지난 13~14일 이틀 간 누적 순유출액이 1조원에 근접했지만 20~27일 최근 3거래일은 하루에 300~400억원 정도에 그쳤다. 최근 펀드 순유출액 감소세는 단순히 펀드 환매가 줄어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신규 펀드 설정(입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국내주식펀드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동안 공모형 국내주식펀드 신규 설정 금액은 무려 5,942억원에 달했으며, 지난 20일과 27일에는 각각 1,553억원, 1,642억원의 뭉칫돈이 새롭게 투자됐다. 특히 최근 개인들의 국내주식펀드 투자가 이전처럼 ‘저가 매수’가 아니라 ‘달리는 말’에 올라 타는 모습이어서 앞으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공모형 국내주식펀드 신규 설정액이 1,500억원을 돌파한 4번의 사례(8월 13일과 26일, 9월 20일과 27일)를 살펴보면 이 같은 현상을 한 눈에 관찰할 수 있다. 8월의 경우 13일(1,777억원)과 26일(1,912억원) 모두 코스피지수가 각각 3, 4거래일 연속해 떨어진 다음 날이었다. 지수가 하락하자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펀드를 매수했고 이 결과 해당 날짜의 신규 설정액이 커진 것이다. 반면 1,642억원이 들어온 9월27일은 코스피지수가 3거래일 연속 상승한 다음 날이었고, 20일(1,553억원)은 전거래일(17일) 코스피지수가 연고가를 갱신했었다. 이는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해 꾸준히 오르는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도 증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국내주식펀드 매수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부에서는 기존에 펀드를 환매했던 사람들이 다른 투자 대안을 찾지 못하고 다시 펀드로 돌아왔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 직원은 “적립식 펀드 납입을 중단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상승세를 보고 추가 납입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송이진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저금리와 부동산 침체로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다보니 펀드에 다시 돈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증시가 더 오르고 2,000포인트도 돌파할 경우 자금 유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