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달아오르는 분양시장… 알짜단지 잡아라] 가을엔~ 내집을 갖겠어요

청약제도 개편으로 구매 기회 확대 등 '9·1대책' 이후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

'신길뉴타운 래미안' '서울역센트럴자이'

수도권 남부 최대어 '힐스테이트 영통' 등 4분기 전국 10만1599가구 쏟아져


]

쌀쌀한 가을 바람에도 불구하고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넘어 수백 대 1에 달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주말마다 새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위례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서는 청약 과열을 우려해야 할 정도다.


특히 올 가을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GS건설의 '위례 자이'는 8년 만에 수도권 최고 경쟁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1순위 마감에 성공, 최근 확연히 달라진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줬다. '위례 자이'는 이달 초 1순위 청약 결과 451가구 공급에 6만2,670명이 몰리며 평균 1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던 '래미안 위례신도시'(27대 1)의 5배가 넘는 수준이다. '위례 자이'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주택형은 134㎡ 펜트하우스로 4가구 모집에 1,478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369대 1에 달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잇따라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이 서초동 우성3차를 재건축해 선보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는 올해 서울지역에서 가장 높은 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신반포 1차를 재건축한 대림산업의 '아크로리버파크 2차' 역시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처럼 가을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는 것은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청약제도 개편과 대규모 신도시 개발 중단 등을 골자로 한 '9·1 부동산대책'이 분양시장의 열기를 지핀 불쏘시개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9·1대책은 실수요자들의 신규 주택 구매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청약 1·2순위를 1순위로 통합하고 입주자 선정 절차를 지금보다 단순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500만명 가량인 수도권 기준 청약 1순위자는 이르면 내년 2월부터 720만명으로 200만명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청약 1순위 문턱이 낮아지기 전에 올해 청약통장을 사용하려는 1순위자들이 대거 몰리며 청약 경쟁률을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정부가 9·1대책을 통해 앞으로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중단하기로 한 점도 기존 택지지구에 선보이는 신규분양 물량의 희소가치를 더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기사



분양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건설사들도 그동안 미뤄왔던 물량을 속속 선보이며 수요 몰이에 나서고 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4·4분기 전국 분양 예정 아파트는 주상복합을 포함해 총 133곳, 10만1,599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35곳, 8만3,579가구)보다 21.5% 증가한 것이다. 4·4분기 분양 예정 물량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 63곳, 4만3,752가구 △광역시 24곳, 1만7,377가구 △지방도시 46곳, 4만479가구 등이다.

서울에서는 도심 재개발 물량이 대거 선보여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은 신길동 신길뉴타운 7구역을 재개발한 '래미안 에스티움'을, 대림산업은 영등포7가에 짓는 '아크로타워 스퀘어'를 각각 분양한다. GS건설도 만리동 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서울역센트럴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기업 배후 주거지로 직주근접성이 뛰어난 수도권 남부지역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건설이 선보이는 '힐스테이트 영통'은 올해 수도권 남부 최대 규모 단지로 인근에 삼성디지털시티가 위치해 있다.

다만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무턱대고 청약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전체적인 분양시장 분위기가 호전됐다고는 하지만 입지와 브랜드 등에 따라 청약 성적이 갈리는 양극화 현상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어서다.

권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청약제도 개편으로 내년 초 1순위자 증가가 불가피해 연내 분양을 받는 것이 현 1순위자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다만 건설사들이 최근 분위기에 편승해 분양가를 높이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신의 자금 사정을 고려해 무리한 가격에 분양받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별취재팀=이재용 차장,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