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행복한 100세 시대] 뭉칫돈과 연금, 선택은?

원금걱정 없는 연금, 고령화 시대에 유리

스스로 강제성 부여해 꾸준히 준비해야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위원

은퇴 후 많은 고령자들이 경제적 빈곤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들 상당수는 막상 자신의 월급에서 꼬박꼬박 인출돼 나가는 국민연금 보험료는 아까워한다. 국민연금 보험료조차 아까운 판에 따로 개인연금을 준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퇴직연금까지 소위 3층연금을 모두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열 명중 한 명도 안될 정도로 극히 드물다. 3층연금을 모두 준비한다고 해도 은퇴 이후 최저 생활비 수준인 180여만원에 턱없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연금을 3층으로 모두 쌓아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평균 15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연금에 불입하는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돈을 더 유용한 데 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소위 기회비용이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금 대신 다른 곳에 투자를 하거나 소비를 함으로써 더 많은 이윤이나 효용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은퇴 이후 연금이 가져다 주는 효용성을 경험해보지 않은 우리들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몇 년 후 혹은 수십 년 후를 대비해 지금 당장의 이윤과 효용성을 포기하고 투자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연금의 이런저런 장점을 미리 생각해 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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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통상 60세를 전후로 은퇴를 한다. 이 시점에 목돈의 금융자산이 있는 경우와 연금자산이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예를 들어 10억원의 금융자산과 은퇴 후 최저 생활비 수준을 조금 상회하는 매달 200만원을 평생 받을 수 있는 연금자산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정답이 있을 리 없다. 각자의 가치관이나 처한 환경에 따라 선택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세시대에는 연금자산이 유리할 것이다. 은퇴 후에도 30~40년은 거뜬히 살 텐데, 원금 걱정없이 그 긴 시간 동안 꼬박꼬박 현금이 발생한다는 것은 커다란 이점이다. 뭉칫돈의 금융자산을 선택한 경우 원금을 운용해서 얻은 수익으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인생 후반에 그런 작업이 녹녹한 일은 아닐 것이다. 혹시라도 의료비 같은 목돈이라도 지출하거나 손실이 발생해 원금이 줄어들면 이자수익 역시 감소해 생활비도 줄어들게 된다. 원금이 점점 줄어들면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할 일일 것이다. 그렇다고 원금을 보존하거나 만회해 보겠다고 고수익 자산에 함부로 투자할 수도 없다.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추가소득이 없는 노년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은 오히려 원금을 더 까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원금개념이 없는 연금자산은 운용수익을 내기 위해, 즉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연금을 부러워하는 이유다. 부러워만 하지 말고 우리도 만들면 된다. 첫 월급부터 연금보험료를 내는 공무원들처럼 매달 꾸준히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강제성을 부여해서 조금은 힘들고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매달 꾸준히 돈을 떼어내 연금을 준비하면 된다. 처음에 신경써서 상품을 선택한 후 자동이체라도 걸어놓고 아예 잊어버리는 것도 상관없다. 그 걸로 준비는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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