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국내 주요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은행주가 장 막판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16일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22포인트(1.89%) 오른 173.31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소식에 약세를 나타냈던 은행주는 장 막판 투신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대거 유입되며 상승 반전했다. 무디스는 전날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는 은행을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외화조달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은행ㆍ신한은행 등 한국의 주요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무디스가 은행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더라도 무디스가 밝힌 사유가 이미 은행주에 반영돼 있는 만큼 관련주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게 되면 외평채 가산금리가 상승하기 때문에 증시나 경제에 일정 부분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신용등급 하향 리스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미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많다”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건설ㆍ조선업계 중소업체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주요은행들은 111개 중소형 건설ㆍ조선업체에 대한 신용평가작업을 통해 옥석 가리기 작업에 나서고 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퇴출기업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 은행주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의 성공 여부는 은행주에 단기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