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특정 연구원끼리 연구과제를 주고 받거나 몰아주는 관행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실력이 좋아도 특정 인맥에 들어있지 못하면 연구 과제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몇몇 연구자들이 연구개발(R&D)프로젝트를 독점하면서 연구의 질이 떨어지고 지방대학이나 신진연구인력의 참여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이다.
국회 지식경제위 소속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21일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기술평가원(산기평)에서 2008년~2010년까지 수행한 연구과제 1,259건과 연구원 등 2만 여명의 사회 연결망 분석(Social Network Analysis)결과를 토대로 이 같이 주장했다. 사회 연결망 분석은 사회집단을 구성하는 사람간의 관계와 구조를 탐색하는 방법이다.
정 의원 분석을 보면 산기평의 과제를 기획하고 수행한 기획위원과 연구원 등 2만 여명 가운데 1,075명은 서로 과제를 최고 일곱 번까지 주고 받았다. 예컨대 서울대 서 모교수가 기획한 과제를 한진중공업 유 모 연구원이 수행하고 반대로 유 모 연구원이 기획하면 서울대 서 모 교수가 수행하는 관행을 5번 반복한 것이다.
특히 자신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한 사람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소속 연구원 등 921명이나 됐다. 그 결과 연구원 한 사람이 한 해 42개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등 내실 있는 연구가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정 의원은 “불공정한 지경부의 R&D 연구인력의 네트워크 망이 밤새며 연구하는 신진학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