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문기자 <증권부>
오는 9일 한국은행의 12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정작 채권 시장은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다. 당연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 관심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등의 수급에 있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나 물가수준, 경기여건으로 봐서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확실하고 그렇기 때문에 별로 코멘트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금통위가 시장의 관심 영역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회의 내용이 뻔하다는게 1차적인 이유지만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이 시장에 거의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엇갈린 기준금리 결정으로 인해 증권가에서 내놓은 분석자료들이 여러 번 민망해졌기 때문이다.
금통위와 채권시장의 관계가 틀어진 것은 지난 9월부터다. 한국은행 총재가 앞서 꾸준히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다가 정작 금통위를 통해서는 금리동결을 선언하면서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금통위의 동결 결정이 발표된 9월9일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무려 0.26%포인트나 급락했었다. 지난달 16일 금통위가 뒤늦게 0.25%포인트를 인상했을 때는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0.15%포인트나 되레 빠졌다. 시장이 뒤늦은 금리인상에 대해 비웃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왔다.
지난달 한국은행 총재가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발표를 했고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하면 이번달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차피 동결로 갈 것인데 별로 할말도 없다는 것인 채권시장의 목소리인 것이다.
다른 증권사의 한 임원도 “매달 개최되는 금통위에 건건이 촉각을 곤두세울 수는 없겠지만 이번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만큼 금통위가 신뢰를 잃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정부의 금리 정책방향에 대해 시장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억울해 하기 보다는 지금 시장이 어떤 상황이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보다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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