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일반주주와 대주주에 대해 `차등배당`및 `차등감자`를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는 일반 주주에 대한 우대정책으로 올들어 확연히 달라진 주총 문화다.
기업들은 또 회사이익금을 활용해 주식을 소각해 주가부양에 나서는 등 `주심(株心)잡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현금배당을 확정한 68개 상장ㆍ등록기업 중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액을 대주주보다 높게 책정한 곳은 한일건설ㆍ대상ㆍ성지건설ㆍ디피씨 등 16개사로 전체의 24%에 달한다. 이중 6개사는 올해 처음으로 차등배당을 결정했다.
대상의 경우 지난해 대주주에 주당 30원, 일반주주에 80원을 배당했지만 올해에는 대주주는 무배당, 일반주주에게는 8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한일건설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금배당 대상에서 대주주를 제외하고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액은 300원에서 400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일률적으로 100원씩 배당했던 디피씨 역시 올해 대주주에는 40원만 배당하고 일반주주에는 50원을 주기로 결정했고 성지건설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일반주주에게만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차등감자도 올해 두드러진 현상이다. 고려산업은 감자의결을 하면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4대 1, 일반주주는 2.5대1의 비율을 적용키로 했으며 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도 대주주는 전액 감자, 소액주주는 97.5대1의 감자를 결의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일반 주주들의 `주심(株心)`을 달래기 위해 주식소각에 나서는 기업도 크게 늘고 있다. 또 보호예수기한(주식매각 금지기간)이 끝났음에도 보호예수를 자신 연장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코오롱건설ㆍ아이앤아이스틸은 각각 490만주, 1,150만주의 유상소각을 통한 감자를 이사회에서 결의했고 현대하이스코는 이익소각의 형식으로 173억원을 투입, 445만주를 매입 소각키로 했다. 한솔제지 역시 우선주 86만주에 대한 유상소각에 나서기로 했다.
또 에이에스이는 지난달 19일부터 대표이사의 지분 일부가 보호예수에서 해제됐으나 이를 8월까지 자진 연장했고 한빛소프트ㆍ풍산마이크로텍도 연말까지 최대주주 지분을 전량 매각키 않고 보유키로 결정했다.
이성일 SK증권 IR팀장은 “일반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되고 있어 업체마다 주주우대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