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동산펀드 '환매불능' 내몰리나

'현대 경매1호' 자산 매각 안돼 상환 불투명<br>16개내년 만기…수익악화로 '깡통' 우려도


일부 부동산펀드가 자산을 제때 팔지 못해 만기에 환매대금을 지급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등 부동산 경기침체의 불똥이 부동산펀드로까지 옮겨 붙고 있다. 특히 현재 운용되고 있는 공모 부동산펀드 중 절반 이상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자칫 원금까지 날릴 수 있다는 공포감이 시장을 휩쓸고 있다. 8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만기가 돌아온 현대와이즈자산운용의 뮤추얼펀드 ‘현대부동산경매1호’ 펀드가 자산을 제대로 매각하지 못해 환매대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지난 1일 만기연장을 위해 주주총회를 열었지만 부결돼 청산에 들어갔으나 펀드자산 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와이즈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펀드자산의 매각시점이 겹치면서 주로 상업용 빌딩으로 돼 있는 펀드자산을 제값 받고 팔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청산에 들어간 만큼 총투자금 1,506억원의 35% 수준인 보유현금을 일단 주주(투자자)들에게 나눠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국내 최초로 법원 경매를 통해 부동산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로 2005년 1월 설정 당시 1,000억원 공모금 모집이 불과 10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부동산펀드의 만기가 내년에 집중적으로 도래한다는 점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 부동산펀드 28개 중 16개가 내년에 만기를 맞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수익은커녕 자산매각을 통한 원금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웰리안부동산펀드8호’는 투자한 거제 아파트 미분양과 공사비 증가로 수익률이 크게 악화돼 운용사와 판매사 간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C’와 ‘PAM부동산 3’의 경우 서울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에 개발하고 있는 복합유통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에 투자했지만 대출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펀드 만기에 앞서 이달 중순 대출상환일이 돌아오는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펀드 만기까지는 아직 두 달 이상 시간이 있으니 여신기관과 개발사 측과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공모PF펀드를 가장 많이 운용하는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상황도 심각하다. 골든브릿지는 현재 부산 노보텔호텔 객실 분양사업PF와 경기도 광주 여객터미널 신축PF, 의정부 롯데 캐슬스파월드PF 등에 투자하고 있다. 골든브릿지 측은 “여객터미널의 경우 인허가 지연으로 대출만기 이후에나 준공을 예상하고 있어 리파이낸싱 등 적기에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PF 부실 가시화로 부동산펀드의 원금상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동산펀드 시장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펀드 시장이 시작된 지 4년밖에 되지 않아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들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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