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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11월 9일] G20, 경제위기 타개 초심 잃지 말아야

(파이낸셜타임스 11월 8일자)

리먼브러더스 붕괴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지형도는 주요20개국(G20)의 급부상으로 일대 변화를 맞았다. G20은 이제 세계 경제문제를 논하는 가장 효과적인 포럼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과 런던에서의 성공적인 정상회의 이후, G20의 명성은 되레 추락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G20 토론토 정상회의는 완전 실패작이었다. 그리고 오는 11일에 개막하는 G20 서울 정상회의도 환율과 글로벌 불균형문제를 두고 회원국들 간의 갈등이 첨예화되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G20의 적절성에 관해 의문을 제기 중이다. G20은 이런 문제에 얽매여 본 궤도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 세계 최고 경제회의라는 타이틀이 G8에서 G20으로 옮겨간 것은 회원국의 경제규모가 G20이 더 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의 다급함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G20에는 기존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 경제대국들도 모여 있기에 통합적 해법을 모색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제적 수준의 협력을 도출한다는 당초 목표는 시들해져버렸다. 이는 명백한 실수다. G20이 부상하게 된 것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국제사회가 암묵적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첫째, 세계 경제문제들은 오직 모두가 인정하는 합의가 도출될 때만 해결될 수 있다. 둘째, 글로벌 경제가 G8에 좌지우지되는 시절은 이미 끝났다. 지금 신흥국을 제외하고 글로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불균형에 관한 논쟁이 그 예다. 이는 선진국들끼리 모여서 해결할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흑자국인 신흥국과 적자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선진국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의제다. 국경을 뛰어넘는 은행 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동안 떠들썩했던 금융개혁 논의는 금융위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또 다시 가라앉고 말았다. 죽다 살아난 은행들은 다시금 규제완화를 위한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있다. 또한 개별국가들은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완화로 방향을 틀려고 하고 있다. G20은 아직 불완전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 유일한 회의체다. G20마저 없다면 개별국가들이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울 것이고 이에 따라 국가 간 분란은 더 증폭될 것이다. 최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환율전쟁이 대표적 사례다. 이번주 서울에 모일 지도자들은 이점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G20이 세계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지만 보호주의로의 회귀는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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