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여성 1인당 1.16명이라는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수준의 향상, 그리고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른 평균수명의 연장 등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고령화 사회라는 새로운 숙제를 던져주고 있다.
어떤 노인문제 전문가는 고령화 문제가 지난 2004년 12월에 동남아를 휩쓸고 지나간 ‘쓰나미’처럼 우리에게 거대한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변화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일본은 36년, 독일은 78년, 미국은 88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26년이라는 최단기간에 초고령 사회를 맞이하게 돼 그 심각성이 더하다.
급속한 고령화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 노동생산성의 저하, 의료비 부담 증가, 사회복지에 대한 재정지출 부담 가중, 경제성장률 둔화 등 실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부정적 요소들을 많이 낳게 되며 사회ㆍ경제 등 전반적인 분야에 악영향을 끼쳐 우리 사회를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화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요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바로 노인수발보험제도이다. 노인수발보험제도는 신체적ㆍ지적ㆍ정신적인 질병 등으로 인해 의존상태에 있는 노인이나 생활상의 장애를 지닌 노인에게 장기간에 걸쳐서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도와주는 제도로서 지난 2005년 7월에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2006년 4월부터는 전국 8개 지역의 일반 노인들까지 확대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노인수발보험이라는 제 5의 사회보험제도가 만들어져 오는 2007년 2월 임시국회에 법안 상정을 앞두고 있다.
노인수발보험제도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 자립 생활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전국 곳곳에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서고 자택에서 수발을 받는 노인들을 위해 수발요원을 파견하는 노인복지센터와 여기에 종사하는 5~6만명의 수발요원들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또한 병원 입원 현상이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 전국적으로 노인전문병원이 많이 생겨 노부모님을 장기간 모시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치료의 목적보다는 돌볼 수 있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입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수발보험이 도입되면 의료기관(총 급여비용 월 200만~250만원)에서 노인요양시설(총 급여비용 월100만~130만원)로, 요양시설에서 가정수발(총 급여비용 월30만~80만원)로 돌아오는 노인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노인의료비 등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노인의 신체적 특성 등을 배려한 보행기ㆍ휠체어ㆍ보청기 등 고령친화산업의 발달을 들 수 있다.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의미 외에도 미래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베이비 붐 세대(55~63년생)는 높은 교육과 경제 수준, 구매력, 서구적 가치관 등으로 현재의 노년층과 차별화된 소비양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앞으로 고령친화 산업의 소비 주도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노부모님 부양문제는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일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며 노령사회를 연구하는 학자들만의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이며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인 것이다.
2월 임시국회에 노인수발보험법(안)이 반드시 통과돼 암울했던 50년대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60~70년대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이들에게 국가가 노후생활의 안정과 행복을 보장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