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기업 회계부정 파문 확산

제록스 "매출 19억달러 부풀렸다" 시인회계부정 의혹을 받던 미국의 복사기 제조업체인 제록스가 지난 97년부터 5년 동안 잘못된 회계처리로 매출액이 19억달러나 부풀려졌다고 28일 시인했다. 이로써 엔론 사태로 드러난 미 기업들의 회계 부정은 글로벌 크로싱, 타이코, 월드컴에 이어 제록스까지 관련된 미 사상 초유의 기업 스캔들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제록스의 발표는 월드컴의 거액 회계부정 사건 직후 나온 것이서 미 증시와 경제 전반에 또 다른 충격파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제록스의 판매 방식을 둘러싼회계부정에 논란도 불거지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회계조작 어떻게 이뤄졌나 제록스는 미래 매출 계정에 들어가야 할 매출액 19억달러가 97년~2001년 재무제표에 잘못 포함됐으며 이 기간 동안 세전 이익 규모도 앞서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된 금액보다 14억달러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제록스의 매출액은 앞서 공시된 재무제표상의 매출액보다 2% 적은 910억달러로 수정됐다. 아울러 장부상의 주식 가치도 13억달러 감소했다. 이에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제록스의 회계조작 규모가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올 초부터 제록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잡고 이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는데 제록스의 발표도 이 합의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부정에 대한 논란도 불거져 제록스의 회계부정 논란은 장부상에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에 관한 것으로 요약된다. 제록스가 영업활동을 통해 장부상에 기재된 만큼 수입을 올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영업활동을 통해 현재 현금이 들어왔거나 또는 장차 현금이 들어올 것으로 확실시되는 수입 중 어느 정도를 회계연도에 반영하고 또 차후 회계연도로 미룰 것이냐 하는 판단의 문제가 남는다. 비용으로 써버린 돈을 투자로 번듯하게 올려놓은 월드컴의 분식회계만큼 본질적 문제가 두드러진 회계부정은 아닌 셈. 이 같은 혼선은 복사기 등 제록스 제품의 영업방식이 판매에서 리스 또는 렌탈 방식으로 바뀌었기 나타났다. 이와관련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식 회계가 규범적이고 형식적이어서 기업의 진실을 담아내는 데 실패했다"며 "미 회계개혁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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