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군이 전격 진입한 이라크 남부 제2의 도시 바스라 가 7일 많은 시민들이 대학과 은행, 공공건물 등을 약탈하는 등 무법천지의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대학과 정부 청사, 공공건물, 집권 바트 당사 등은 영국군 탱크가 도시 심장부로 들어오자 약탈을 시작한 수천여명 시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영국군의 진격이 불러온 권력의 공백상태는 200만명의 성스런 도시 내에 전부 아니면 전무였다.
해군 엔지니어 장교인 모하메드는 "이라크내 군대가 도착하기 전 (바스라는) 100% 안전한 곳이었다. 정부는 강했으며, 절도행위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내 차를 빼앗기 위해 나를 죽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석유 및 발전 관련 정부 사무실과 회사, 중앙은행 등 공공시설들은 미.영 연합군의 폭탄 투하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지금은 수많은 도둑떼들에 의해 `침공`을 당했다. 그들은 맨손으로 또는 나귀와 차량에 마구 물건을 실어날랐다.
한 이라크 청년은 그의 친구와 함께 테이블과 책상 등을 훔쳐 나르면서 "우리는그동안 우리 모두를 버렸고, 일부 사람들에게만 삶의 혜택을 준 정부를 훔치고 있다"면서 "지금 정권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도시 곳곳에 서있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웃고 있는 초상화는 그저 약탈을말없이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대학 캠퍼스에서의 장면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연합군 공격에 연기가 솟는 건물들과 새로 마마자국이 난 벽들은 어김없이 약탈당했다.
테이블들이며, 책상들, 에어컨들, 통풍구, 그림들, 선반들, 책들, 심지어 화장실들까지 모든 것이 사라졌다.
한 주민은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다. 대학없이 어떻게 우리가 마을에서 살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연합군들을 비난했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는 한 여인이 컴퓨터를 갖고 가면서 이를 빼앗으려는 다른 사람들을 완강히 뿌리치고 있었다.
그녀는 움켜진 컴퓨터 스크린을 실제로 사용하리라고 생각지 않으면서 "물론 나는 텔레비전이 필요해요. 남편이 그것을 차에 실어 집으로 갖고 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몇 시간 전에 캠퍼스 내로 진입한 20대 이상의 탱크들은 이같은 무질서에도 아랑곳없이 무덤덤히 서있다.
병사들은 계속해서 땅을 파거나 주위에 철삿줄을 둘러싸면서 방어벽을 세우는일에만 몰두했다. 이 캠퍼스는 앞으로 병영 막사로 사용될 것이다.
한 병사는 "우리에게는 그들을 쫓아버리거나 못 본체 놓아두거나 두가지 선택방안이 있다"면서 "후자가 아무래도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걸프지역 영국군 사령관인 브라이언 버리지는 미 중부사령부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것은 어렵겠지만 우리는 많은경험이 있으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