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뛴다] STX

STX그룹은 지난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STX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STX그룹의 고부가가치 선박 전문 조선소인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

STX유럽이 지난해10월 성공리에 인도한 오아시스호. 선박가 10억1,300만유로에 달하며 9,7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강덕수 회장

STX그룹은 올해 '수주 33조원,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의 2010년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조선 및 해운 업황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굵직한 성과를 잇따라 올렸다. 특히 지난해 한국ㆍ유럽ㆍ중국을 잇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 대형 크루즈선에서 일반상선까지 전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의 위상을 구축했고 7조원 규모의 장기 운송 계약, 아프리카 가나의 100억달러 규모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 수주 등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사시키며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펼쳤다. STX가 올해 세운 목표는 지난해 성과를 크게 뛰어넘겠다는 것이다. 수주목표 33조원은 지난해 수주액인 16조원 대비 2배이상 늘어난 수치다. 올해는 STX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플랜트건설ㆍ에너지 등의 신성장동력 부문 규모가 확대되고 조선ㆍ해운 경기도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가 지난해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TX는 올해 주요 사업과제로 산업플랜트ㆍ건설ㆍ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을 집중 육성해 현재의 조선ㆍ해운 부문에 집중돼 있는 매출 비중 구조를 플랜트, 에너지 부문으로 다각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울러 기존의 조선 부문에서는 지난해 구축 완료한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의 시너지 극대화에 나서고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의 고부가가치 시장을 집중 공략해 나갈 방침이다. 해운ㆍ무역 부문은 장기 계약 비중과 주요 화주와의 전략적 제휴 강화 및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STX는 그룹 각 계열사들의 역량을 모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에너지ㆍ자원 중심의 '개발형 사업'(Developing Biz)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목표를 위해 STX는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도 새롭게 수립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중동 등의 신흥시장을 중점 진출 거점으로 설정하고 건설ㆍ플랜트, 에너지ㆍ자원개발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한 기존 계열사별 단일 사업 중심에서 그룹 차원의 토털 비즈니스 전개를 위해 단계별로 지역 거점을 통합ㆍ대형화 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STX는 올해 지난해(1조1,000억원)에 비해 약 9.1% 증가한 1조2,000억 원(해외투자 및 타법인출자 제외)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규 투자금은 주로 시황 회복기에 접어든 해운부문의 선대확장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조선ㆍ기계 부문의 생산시설 최적화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연구개발(R&D) 투자를 전년대비 300% 이상 증액해 해외 신시장 개척의 기본 틀을 마련하게 된다.. 해외 투자를 통해 해외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중동지역은 플랜트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미개발 자원부국인 아프리카 지역은 건설 등 기간산업 진출을 통해 비즈니스 저변을 넓히면서 장기적으로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의 기회를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STX는 신규채용 인원을 작년의 1,500명보다 대폭 늘어난 2,000명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처음 도입하는 인턴십을 통해 상반기에는 실무능력과 조직 적응력이 검증된 인재를 선발하고 하반기에는 신입공채 및 해외우수인재 채용을 실시해 인재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STX관계자는 "사업부문별 핵심사업 개발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개발형 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 2010년 경영목표인 수주 33조원,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반드시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술력·디자인으로 승부… 명품 크루즈선 띄운다 STX유럽은 올해 크루즈선사들이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반드시 신규 수주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크루즈선 산업은 조선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세계크루즈선협회는 올해 전 세계 크루즈선 이용자가 1,4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크루즈선 건조는 높은 기술력과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요구, 진입장벽이 높다. 현재 세계 크루즈 시장은 STX유럽을 비롯한 유럽 내 3개 업체가 독식하고 있다. STX유럽은 지난해 '오아시스호' 인도를 계기로 STX유럽은 세계 최고수준의 크루즈선 건조 능력을 다시 한 번 전세계에 알렸다. 현재 건조됐거나 건조 중인 크루즈선 중 선박 크기 기준으로 1위부터 14위에 해당하는 선박들이 모두 STX유럽의 작품이다. STX유럽 크루즈선, 페리선 부문이 지닌 최고의 강점은 혁신적인 선박 디자인이다. 모든 객실에 발코니를 설치하고 선상에 공원을 조성하는 등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다른 조선소들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STX유럽은 크루즈선 1등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크루즈선 산업의 부흥을 주도하고 있다. STX유럽이 지난해 10월 핀란드 투르크 조선소에서 성공리에 인도한 오아시스호는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안(Royal Caribbean)이 2007년 발주한 것으로 선박가 10억1,300만유로(약 1조 8,200억원)다. 국내 중형자동차 9만1,000대와 맞먹는 가격이다. 길이 360m, 폭 47m에 220,000GT(총톤수)로 축구장 3개 반을 이어 붙인 길이와 16층 높이다. 2,700배 객실에 총 9,400여명을 수용하고 축구장 크기의 실내 공원이 배 중앙에 들어서 있다. 세계 여행업계는 올해 크루즈 여행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되면 크루즈선 건조 시장에도 신규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조 발주 계획을 연기했던 크루즈선사들이 올해에는 신규 크루즈선 발주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STX유럽도 이에 발맞춰 주요 선주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 올해 꼭 신규 수주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성장동력 지속적 투자로 '새로운 10년' 도약" [인터뷰] 강덕수 회장 관련기사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세계시장에 대한 과감한 도전'과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강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2010년은 창업 10년째를 맞는 해로써, 지난 10년의 성장을 다지고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시기"라며 "향후 10년을 내다보는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운ㆍ조선ㆍ기계 사업의 안정 성장과 플랜트ㆍ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 확대에 핵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지난해 STX유럽 인수, 100억달러 규모의 가나 주택사업 프로젝트 수주 등을 성사시킨데 이어 올해도 연초부터 이라크에서 대규모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연초 이라크를 전격 방문, 누리 알 말리키(Nuri Al Maliki) 이라크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라크 남부 바스라(Basrah)주에 연산 철근 120만톤, 형강 60만톤, 열연판재 12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연산 300만톤 규모의 제철단지와 500㎿급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강 회장은 이라크가 도시 재건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향후 철강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고질적인 전력난 또한 해소돼야 한다는 판단 아래 이번 플랜트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했다. 그는 또 말리키 총리와 재건 사업의 여러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하며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 진출의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 강 회장은 지난 2008년 요르단 시멘트플랜트 공사를 시작으로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억달러 철강플랜트를 수주하며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에는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플랜트ㆍ건설 부문을 적극 강화할 예정인 만큼 그의 글로벌 경영 보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의 글로벌 경영은 주요 국가 원수들과의 회동을 통해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과 STX의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비즈니스 외교이기도 하다. 지난 2008년 9월과 10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칼 아이리크 쉐에트-페더슨 노르웨이 수석 부총리와 잇따라 회동한 데 이어 11월에는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에는 6월는 마티 반하넨 핀란드 총리를 만나 조선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9월에는 다롄의 STX조선해양 종합생산기지를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를 영접했다. 10월에는 존 아타 밀스 가나 대통령을 만나 100억달러 규모 건설사업 프로젝트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 강 회장의 이 같은 민간외교 행보는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STX 측은 "강 회장은 세계 시장에 대한 도전을 몸소 이끌고 있다"면서 "올해는 강 회장의 보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