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세기 한국화단 거장 만나보자

난해함과 시각적 충격만을 주는 현대미술의 홍수속에서 대가들의 작품 일 부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잇따라 마련됐다. 강원도 양구군 박수근미술관의 '박수근과 그 시대 화가들' 전과 서울 인사동 노화랑의 '20세기 7인의 화가들' 전이 그것으로 자신만의 개성적인 작품으로 세상을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예술세계에 철저히 몰입한 대가들의 명품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는 자리다. 20세기 우리 화단은 국전과 반국전파의 반목, 다양한 현대미술운동의 전개,작가들의 활발한 해외유학, 한국화의 변화의 움직임 등 그야말로 알을 깨는 아픔을 감내하면서 끊임없 는 변화를 가져왔던 시기였다. 이 시대 활동한 작가들이 일궈낸 성과들은분명 인간주의, 한국미의 정체성, 작가적 역량 등 여러가지 면에서 21세기 한국미술의 발전을 예견케 하는 대안적 방향타이다. ▦노화랑은 '20세기 7인의 畵家들' 기획전을 21일부터 30일까지 개최한다. 7인의 화가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도상봉, 오지호, 이상범, 변관식 으로, 이들 작품 30여점이 공개된다. 이들 7인은 우리 민족의 보편적 정서를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로 승화시킨 작가들이다. 박수근은 서민생활의 애환과 소박함을, 이중섭은 민족의 힘과 아이들의 천진함을, 김환기는 우리 자연의 영원성과 추상을, 도상봉은 자연그대로 받아들이는 적응력을, 오지호는 빛과 대기에 숨어있는 아름 다움을, 이상범은 나지막한 동산의 친근함을, 변관식은 우리 산야의 힘찬기운을 표현한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들이다. 노화랑의 노승진대표는 "보험액수만도 50억원이 넘는 전시다"면서 "매년 개인 소장가들의 도움을 받아 하는 전시지만 작품이 좋고 작품을 통해 작가들과 다시 만나고 새로운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기분 좋은 전시다. 각각 개성과 특성이 있다. 원화를 보지 못한 사람이 많아 늘 새로운 전시로 와 닿는다"고 말했다. 작품모두가 명품으로 활기찬 생동감을 준다. 그중에서도 박수근과 이중섭의 작품들은 오랜만에 일반인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박수근의 마을풍경두 점은 작지만 치밀하다. 색동저고리등에 색이 들어 있는 것으로 작가 초 기 작일 듯 싶다. 드로잉 '소' 도 몇점 안되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이중섭의 '닭과 어린이'는 대표작중의 하나다. 그림 안에는 작가와 그의 부인, 그리고 아이들이 시골에서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이야기가 있다. 어림잡아 가격은 호당 1억원이상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에서 24일부터 열리는 ‘박수근과 그 시대 화가들’‘’ 40년간 소중히 간직해 왔던 작품 일부를 기증해 마련된 전시다. 작품들은 박수근의 유화‘굴비’ (1962년)와 1950년대 드로잉‘독장수’와 ‘시장’을 비롯하여 그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우리 화단의 대표 작가들 36명의 작품 55점으로 구성돼 있다. 작고 작가가 김환기 등 27명이고, 생존 작가가 10명 남짓할 만큼 이들은 우리 화단의 원로들로 그들의 활동이 우리 현대 미술의 근원을 이뤘다. 박수근의 작품을 제외한 52점의 작품들은 유화, 한국화, 수채화, 드로잉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50~60년대 작품이 30점, 70년대가 17점, 80년대 작품이 8점이다. 이번에 출품된 최영림, 황유엽, 장리석은 박수근이 평양에 머물며 도청서기로 일할 때였던 1940년 ‘주호회(珠壺會)’란 양화그룹을 만들어 함께 활동했던 작가들이며, 박영선 윤중식 이중섭 박고석 등도 평양출신으로 당 시 그곳에서 활도한 박수근과의 인연이 있다. 이대원은 반도화랑 시절 박수근이 밀러부인에게 보내는 편지와 답장을 번역해 줄 만큼의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으며, 이응노는 그가 파리에 있을 무렵 박수근과 서신을 주고 받기도 했다. 김환기의 50년대서 60년대에 이르는 작품들은 그 시기의 작품들의 중요한모티브였던 달, 사슴, 항아리, 새가 등장하고 있다. 이중섭의 은지화 ‘가 족과 동네 아이들’은 선묘의 강렬함을 전달하는 은지화 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세속을 벗어난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김상유의 ‘지족가락(知足可樂)’, 군더더기 없이 단순함에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장욱진의 작품 들 외에 여러 작품들이 각 작가들의 특질을 잘 보여주는 수작들로 좋은 감 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유홍준(박수근미술관명예관장)씨는 “1천만원 아래 그림은 없을 정도로 작 품들이 매우 정갈하고 아름답다. 특히 장욱진, 김환기 작품만도 7억이 넘는 작품으로 모두 10억원이상 넘는 규모라 할 수 있다”면서 “많은 작품들이 박대표 개인이 평상시부터 갖고 싶어 수집했던 작품들이며 일부 작가 작품은 이 기증을 위해 최근에 구매해 구색을 맞추면서 시집 보내는 마음으로 기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8월31일까지 계속되며 24일에는 일반인 참가자를 위한 답사 운영도 마련했다. (033)480-2655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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