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한민국 일류브랜드 대상] '밸류 컨슈머' 마음 사로 잡았다

감성 깨우고 기대가치 한아름



지난 25일 서울 충무로 1가 신세계백화점 신관 3층 캐주얼 매장. 장마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옷 사러 온 고객들로 매장은 넘쳐나고 있다. 4월말~5월초 골든위크 기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중국인 등 외국인들도 적지 않다. 정오를 전후해서 10층 전문 식당가에는 줄을 서거나 앉아서 기다리는 사람, 복도를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불황에 휩쌓인 유럽과 미국 경제에 세계 경제가 발목 잡혀 있지만 국내 백화점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 24일 백화점의 세일이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여유 있는 고소득층의 백화점 왕래가 지속되는 가운데 명품을 찾는 고소득 중산층의 백화점 유입이 늘면서 올해 소비시장이 예상과 달리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소비시장은 전체적으로 1분기에 상당히 좋았고 5월 들어서는 약간 주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인플레 우려, 여전히 높은 젊은층 실업률,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연초에 올해 소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데 비해 선전한 셈이다. 백인수 롯데백화점 유통연구소장은 "올해 1분기에 소비시장이 굉장히 좋았고 5월에는 주춤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좋았다"며 "5월의 주춤하는 현상이 경기위축을 반영하는지 6월 실적을 지켜봐야 하반기 전망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상품군 별로는 아웃도어 쪽의 판매가 지난해말부터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5일 근무가 정착되고 가족들과 함께 여가를 즐기는 패턴이 정착되는 라이프 스타일 때문이다. 일할 때, 집에 있을 때 입는 옷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놀러갈 때 스포츠할 때마다 옷을 달리 입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에서 3만불로 옮겨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명품 판매 신장률도 높다. 가진 사람들의 소비 주머니가 괜찮기 때문이다. 자기과시형, 자기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기 위해 아낌없이 쓰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5월 해외명품 신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3%에 이르고 아웃도어는 44.1%에 달한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2005년이후 지속적으로 두 자릿수로 성장하고 있다. SPA(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함께하는 전문소매점)가 자라, 유니클로 등 일본, 유럽에서 들여온 저가 패션상품도 판매량이 조금씩 늘고 있다. 백화점에 안가고도 패션상품을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성향이다. 반사이익은 온라인몰에서 얻을 수도 있다. 패션의 퀄리티는 유지하며 가격을 염가로 가져가는 상품군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체적으로 본다면 브랜드의 가치와 합리적 가격을 모두 중시하는 이른바 '밸류 컨슈머(가치소비자)'가 소비의 주된 흐름이 되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태별로 보면 양극화 현상의 영향으로 백화점이 호황을 맞고 있고 온라인시장과 기업형 슈퍼시장이 활기를 띠는 반면 대형 마트는 성장세가 둔화되는 양상이다. 백화점의 경우 여유 계층의 출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유입도 적지 않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2014년까지 연평균 20~30%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상하이, 베이징 등 1선도시에서 광둥,장쑤 등의 2선도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2003~2007년의 터널을 벗어나 2008년이후 올해까지 연평균 10.6%라는 높은 성장률로 제2의 성장기를 구가하고 있다. 반면 편의성이 중시되고 서민층들이 충동구매를 피하려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대형마트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2000~2005년의 연평균 성장률이 17.4%에 달했지만 2006~2011년에는 7%로 떨어졌다. 대우증권 김민아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의 한달 방문 횟수가 2009년 5.8회에서 2010년 5.4회로 줄어든 반면 슈퍼마켓 방문은 오히려 5.8%에서 6.2회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시장은 편의성 추구와 가격비교가 쉽고 빠른 장점을 바탕으로 여전히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온라인시장의 비중은 1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지난해보다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소비행태의 변화속에서 서울경제신문이 '상반기 대한민국 일류브랜드 대상'으로 선정한 기업과 브랜드들은 소비자의 감성을 깨우고 기대 가치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는 오리엔트골프, KJ골프, 한국클리브랜드골프, 카무이아시리골프, 아담스골프, 로마로골프 등 골프 브랜드들이 대거 일류브랜드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식음료는 불황을 크게 타지 않는 반면 소비자들의 선택에 따른 브랜드 성패가 분명해지고 있다. 이은미내추럴한의원, 세브란스병원의 심장혈관병원, 편강한의원의 편강탕 등 병원과 한의원 브랜드들도 효능, 소비자의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눈길을 끌었다. 금융상품에서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주는 맞춤형상품이 히트 브랜드 상품군에 올랐다. 교보생명, HN생명화재의 베스트파워자유연금보험, 삼성화재의 애니카, KB국민은행의 KB국민첫재테크적금 등은 안정적인 수익과 맞춤형 서비스로 소비자의 신뢰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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