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농산물 및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올해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율이 지난 10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록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이 지역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각국 정부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인플레이션이 아시아 경제에 대한 최대 위협 요인”이라고 경고했다. 이프잘 알리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등 아시아지역 대부분 국가의 인플레이션율이 식품가격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지난 10년 사이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지난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8.7%를 기록, 지난 1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3월에도 8%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경제가 경착륙하지 않도록 하면서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ADB는 베트남의 올해 CPI가 지난해의 두 배를 웃도는 18%에 이를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을 억제할 수 있는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쌀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보다 2.4% 급등하며 100파운드 당 20.14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각국의 곡물 수출억제 정책으로 올해 글로벌 수출물량이 전년 보다 3.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자 매수세가 몰렸다. 옥수수 5월 인도분 가격도 전일 보다 0.5% 오른 부셸 당 5.98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식품 및 에너지가격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각국 정부가 수출을 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ADB는 아시아 각국 정부의 통화긴축 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인도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정치이슈로 부각, 긴축 통화정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정부 보조금 지급으로 식품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플레이션은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 보조금 지급은 결국 각국 정부의 재정부담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알리 이코노미스트는 “남부 아시아는 상품가격 상승에 가장 민감한 곳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품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 각국이 지난 수십 년간 농업부문을 상대적으로 경시해 온 것에 대한 경종”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ADB는 최근 발표된 ‘2008년 아시아지역 경제보고서(일본 제외)’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9월의 8.2%에서 7.6%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