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널뛰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대외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 건너 급등락을 반복 중이다. 세계금융시장이 안정되기 전까지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5원20전 내린 913원5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에는 주가 반등세와 맞물려 911원대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미국증시 반등, 조선업체 대규모 수주 소식 등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일 달러 매수세가 몰리며 911원에서 7원 이상 급등했던 상황과는 완전 딴판이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원ㆍ달러 환율은 달러약세 흐름에 맞춰 800원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하지만 환율은 이달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엔캐리 자금 청산 영향으로 지지선인 913원을 돌파하고 920원 근방까지 단번에 밀고 올라왔다.
하향 움직임에 무게를 싣고 있던 시장참가자들이 당혹해하긴 당연지사. 부랴부랴 기존 전망치를 변경하고 매수세로 방향을 틀었다. 13일 한 시중은행 딜러는 “이렇게까지 오를 줄 몰랐다”며 “상당수 은행들이 이번 장에서 큰 손실을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환율은 당분간 강세를 띨 것이라는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하루 만에 급락세로 전환해 또다시 마켓플레이어들을 울렸다.
이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날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 완화로 엔캐리 청산이 주춤해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멈췄지만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이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엔캐리 청산시 투자자들은 원화를 팔고 엔화를 사야 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원ㆍ엔 거래가 없기 때문에 일단 달러로 바꿔 엔화로 전환할 수밖에 없고 이는 환율상승 요인이 된다.
강지영 외환은행 연구원은 “미국 증시, 엔캐리 청산 등 대외여건이 널뛰기를 하면서 환율도 급등락하고 있다”며 “돌발악재가 많아 당분간 환율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외화자금팀의 고윤진 대리는 “방향성 잡기가 힘들 정도로 매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식시장이 안정돼야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