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에서 연간 30만대 이상 팔 수 있는 차를 만들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이 지난 2005년 YF쏘나타 개발이 시작될 무렵 연구원들에게 요구한 주문이다. 현대ㆍ기아차는 16일 지난 4년간 쏘나타의 6세대 모델 YF(모델명)의 개발과정에서 있었던 뒷얘기를 담은 '연구개발(R&D) 스토리'를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현순 현대차 연구개발담당 부회장과 양웅철 연구개발총괄본부장 등 개발책임자와 선임연구원들의 입을 통해 제품의 특징, 개발과정의 뒷얘기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차량의 개발과정을 담은 'R&D 스토리' 책자는 올 초 신형 에쿠스를 시작으로 이번이 5번째다. 책자는 정 회장의 주문에 따라 '단일 차종 30만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기존 쏘나타를 잊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난을 모티브로 한 혁신적이면서도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 개발을 위해 기존 NF쏘나타 창문에 테이프를 붙여 시운전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특히 연비를 높이기 위해 엔진 성능뿐만 아니라 뜨거운 철강소재를 도장 찍듯이 프레스로 성형하는 '핫 스탬핑' 공법으로 무게를 줄여 연비 2등급을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도 설명했다. 글로벌 판매를 염두에 둔 다양한 기후 테스트는 책자의 하이라이트. 중동 지역 사막의 모래먼지 속에서 잘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차량 전방 후드에 모래통을 달고 달리는 기발함도 발휘했다고 책자는 밝혔다. 개발 총괄을 맡았던 김형배 이사는 "우리는 우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며 "이를 통해 쏘나타는 도요타의 캠리나 혼다 어코드 등과의 경쟁에서 당당히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