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도부 사퇴는 흔히 있는일" 무덤덤

盧대통령 동반산행 스케치<BR>대법 '안풍사건' 판결관련 "YS는 통 큰 사람" 평가도

30일 기자들과 함께 청와대 뒷산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은 여권의 10ㆍ26재선 참패와 이에 따른 지도부 사퇴에 대해 “세상이 바뀌면 그런 일도 크게 보인다. 무슨 큰일 난 것처럼 생각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그런 일은 자나깨나 있는 일이었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산길 초입에서 미리 와 기다리던 기자들이 박수로 환영하자 최근의 정국을 의식한 듯 “격려의 박수인가”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기자 동행 산행은 지난해 4월 탄핵 정국 때와 올 3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노 대통령은 산행에서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으나 산행 후 부근 삼계탕 집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50여분간 최근의 심경과 앞으로의 국정 구상을 밝혔다. 0…노 대통령은 이른바 ‘안풍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YS 대선자금 수사논란에 대해 나는 아무런 견해가 없지만 그 양반 참 통 큰 사람”이라고 김영삼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그 전만 해도 선거 때 거둔 돈을 감춰두고 하다가 사고가 나곤 했는데 (YS가) 당에 쓰라고 돈을 선뜻 내놓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면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엄청난 정치자금이지만 그 시점에서는 보면 멋진 사람이잖아요”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000억원 하니까 심장이 멎을 것 같다”면서 “지금 시점에선 깜짝 놀랄 일”이라고 말했다. 0…경제ㆍ민생 문제를 언급하면서 노 대통령은 잠시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민생경제는 대통령이 현장에 가서 악수한다고 금방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의사가 적절하게 조치해야 하는데 입원실에 와서 환자 옆에 딱 붙어 죽으나 사나 주사만 놓으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무리한 처방을 한 경제정책은 반드시 그 다음에 경제에 주름을 남긴다”며 “100일짜리 경제정책은 성공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쯤 되면 내다보는 국사를 하고 문제의 본질을 다뤄야 하는데 그날그날 경제 숫자나 챙기라면 챙기겠지만 그건 수준 있는 정치가 아니다”고 말해 야당의 ‘경제올인 요구’가 정략적 주장이라는 예전의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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