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시인 한택수씨는 ‘괴로움 뒤에 오는 기쁨’ 속에서 언어에 대한 탐구를 시도하고 있다. 이 시선집에는 신작 ‘음악을 부른다’ 연작과 ‘북촌일기’ 연작 및 100행 이상의 비교적 긴 장시 5편을 포함해 총 60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시인은 10편으로 이루어진 ‘음악을 부른다’ 연작에 대해 “리듬에 대한 탐색”이라고 말했다. ‘꽃잎보다 더 높이 음악은 흘렀고, 몸 바깥으로 피어나는 언어를 나는 노래했다.(음악을 부른다3. K에게)’ 이 시에서 저자는 언어와 음악의 하나됨을 노래하고 있다. ‘북촌 일기’ 연작에서 시인은 최근 자신이 머물고 있는 청계촌 윗동네 북촌의 정서를 단정한 서정시로 조탁하고 있다. ‘북촌 언덕에 서면 언제나처럼 서 있는 숲이 나를 물들인다. 나는 여기 이렇게, 꽃잎이나 달로 떠 있지 않고 짙푸른 빛에 물젖어 있는 사람, 봄과 가을, 새들의 날고 앉음과 삶의 진실 같은 것들이 푸른 빛으로 아른거린다.(북촌 일기6) 단정하고 리듬감 있는 서정시를 쓰는 시인의 시를 소설가이며 문학평론가인 고종석씨는 “뮤즈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표현했다. 시인은 “이번 시집 속 작품으로 과거의 모색을 정리하고 싶다”며 “여기 수록되지 않은 나머지 작품은 군더더기 같은 것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