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시론] 코스닥시장 도약 방안

SBS, 매일유업, 보양산업 3개사의 코스닥 공모주 청약에 1조300억원이 몰렸다. 코스닥시장이 개장된지 채 3년이 안된 지금 등록회사 335개, 시가총액 12조원, 일평균 거래대금 610억원, 자본 조달규모 1조 9,000억원(98년)에 이르는 등 매년 3∼5배의 성장을 해왔다.금년에도 5배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환경을 보면 IMF 이후 기업 스스로 회계, 외부감사, 공시등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으로 튼튼한 경영의 기초가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자본 자유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자본시장이 국제적으로 통합되고 있는 등 시장간 경쟁도 커지고 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고 외부적 여건도 빠르게 성숙되고 있어 시장내부환경 정비에 관심을 쏟을 시점이다. 미국의 벤처증권시장 나스닥(NASDAQ)의 성공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나스닥은 설립된지 27년만에 200년의 역사를 가진 뉴욕 증권시장을 앞질러 세계 제1의 시장이 되었다. 나스닥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젊고 역동적인 정보통신산업의 자금줄로서 역할하였고, 또 이들 기업이 빠르게 성장함으로써 투자자의 관심이 늘고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벤처기업과 나스닥은 서로 성장 견인을 하였고, 90년대 미국경제 활황의 기초가 되었다. 그간 코스닥은 시장 인지도가 낮고 환금성도 낮아 안심하고 투자하기 어려운 위험한 시장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몇가지 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시장활성화를 위하여는 무엇보다 좋은 물건(등록기업)을 많이 갖다 놓아야 한다. 본질적으로 코스닥시장도 일반상품시장과 다를 바 없고 좋은 물건만 많다면 고객(투자자)은 몰리기 마련이다. 정부가 민영화 공기업을 우선적으로 코스닥에 상장(등록)시키고 또 우량기업들이 코스닥 등록을 선호할 수 있도록 세제상 인센티브를 주려는 것은 정부의 시장활성화 의지를 웅변한다. 마이크로소프트, SBS의 예에서나 백화점의 기획상품 판매전략에서 보는 바와 같이 눈에 띄는 스타주 유치가 관건이다. 둘째, 하루 한주라도 거래되는 기업의 수가 전체 종목의 반수에 미달하고, 투자유의 종목이 전체의 60%에 이르는 등 엉성하다. 말하자면 팔리지 않는 철 지난 물건을 진열해 놓고,「사는데 주의하시오」라고 「요주의」표를 붙여놓고 장사를 하는 셈이다. 어찌보면 장사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시장관리를 담당하는 코스닥, 등록회사 양측 모두의 책임이다. 팔리지 않는 재고 품목을 정리하여 매력적인 진열대를 갖추어야 한다. 기업도 거래활성화가 바로 주가상승으로 이어져 사주의 자산가치가 상승되고, 자본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51%이상의 주식만 가지면 경영권에는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일부 오너는 등록한 후 자기회사 주식을 되사는 등 주식분산을 겁내고 있다. 앞으로 코스닥기업에 법인세제상 혜택을 부여한다면 분산율에 따라 비례적인 감면율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시장이 커질수록 투자자보호를 위한 공시기능강화 등 공정거래 기반구축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기업공시를 제대로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주주관계를 견실화할 뿐만 아니라 투명경영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인식시켜 자율공시 관행을 정착해 나가야 한다. 코스닥시장은 후발주자로서 인터넷혁명의 잇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나스닥이 뉴욕증시를 앞지르게 된 것은 보다 최신의 정보처리 기술을 도입하여 시장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닥 홈페이지를 개선하여 기업이 발행하는 연간·반기 재무제표, 경제신문의 기업정보를 기업별 싸이트를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공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코스닥 시장에 대한 홍보도 강화되어야 한다. 증권회사 객장에서의 투자성공사례 중심의 홍보전략도 효과가 클 것이다. 기관투자자 일반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등록기업합동홍보(IR)도 늘려나가고, 서울 등 전국 주요 도시의 중소벤처기업인 상공인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코스닥시장 활성화」로드쇼를 수시로 개최하여 코스닥시장의 잇점을 널리 알리는 등 시장기반을 계속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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