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지상 MBA] <6> 오프쇼어링

글로벌 아웃소싱… 세계교역 절반 차지


오프쇼어링(off-shoring)은 ‘해외의 타사 또는 자사 계열사에 제조나 서비스 역할을 이전해 수행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아웃소싱 범위가 국경을 넘어 해외로 확장된 것으로 글로벌 아웃소싱이라는 용어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오프쇼어링은 재화와 서비스를 지구상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생산해 생산효율과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나이키는 오프쇼어링으로 전세계를 장악한 대표적 기업이다. 미국에서 북한까지 나이키는 글로벌 브랜드의 대표주자이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추출된 자원과 필리핀ㆍ중국에서 만들어진 재료를 가지고 일본에서 고안된 디자인에 따라 태국 노동자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나이키의 멋진 광고는 주로 영국에서 제작된다. 본사에서는 디자인과 기술개발, 마케팅, 그리고 세계적 스포츠 스타를 후원하는 일을 할 뿐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지만 자국 시스템에만 매달렸던 아디다스나 푸마와는 이제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오프쇼어링의 성공사례가 늘어나면서 기업들이 오프쇼어링을 전략적 대안으로 선택하는 추세 또한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품질향상과 빠른 시장진입을 이유로 오프쇼어링을 선택한다. 또한 상대국의 기술력 획득이나 본사의 전략적 판단도 오프쇼어링의 이유가 된다. 이외에도 오프쇼어링은 비용 예측성을 높이고 상대국의 규제를 피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활용되며 일부이지만 업계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선택된다. 반면 오프쇼어링은 지역적으로 분산된 기업경영 프로세스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예기치 않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국가 간 일자리 이동에 따른 실업 문제도 오프쇼어링과 관련된 논쟁의 주요 소재이다. 미국 비즈니스 스쿨은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 오프쇼어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을 선도하면서 따끈따끈한 이슈를 강의주제로 선사한다. 오프쇼어링과 관련된 강좌를 개설하고 인도ㆍ중국 등의 사례를 연구하며 세계경제의 움직임과 기업경영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하버드ㆍMIT 등 톱 비즈니스 스쿨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저명한 연사들을 수업에 초청해 그들의 견해를 듣고 또 그와 반대되는 목소리 역시 수업시간에 접하게 해주면서 답이 아닌 과정을 알려주며 스스로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게 한다. 일방적인 전달이 아니라 최신 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입장에서 시사점을 정립하도록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29세에 하버드대 최연소 정교수가 됐고 베스트셀러 ‘멘큐의 경제학’의 저자이기도 한 그레고리 멘큐를 초청해 자유무역이 그랬던 것처럼 오프쇼어링이 확대될수록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의 부를 늘릴 것이라는 견해를 들려준다. 또한 이와 반대되는 견해를 가진 공화당의 경제 브레인을 초청해 오프쇼어링의 확산은 미국의 일자리와 연결된 문제로 자유무역과는 비교될 수 없다는 논지도 확인해본다. 이에 더해 의료 분야에서 인도와의 오프쇼어링으로 큰 성과를 보고 있는 미국인 병원장도 초청해보고 반대로 인도 기업인을 초청해 오프쇼어링으로 일감을 받는 쪽의 견해도 접할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나이키의 사례처럼 금융과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국경이 허물어졌고 오프쇼어링은 제조영역을 넘어 R&Dㆍ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영역과 서비스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 시절 재무부 차관보까지 지낸 공화당의 핵심 경제브레인 폴 로버츠 교수가 “오프쇼어링 확산속도는 파괴적인 수준이며 이에 따라 미국은 20년 뒤 제3세계 국가로 전락할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세계 교역량의 54% 정도가 오프쇼어링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기업 경영자들에게는 국경의 개념이 사라지고 세계경제가 단일경제권으로 통합되는 오프쇼어링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경영자라면 오프쇼어링을 빼고는 경영을 이야기할 수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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