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 & SUCCESS] 고병헌 ㈜캐프 회장

"와이퍼분야 아낌없는 연구개발·마케팅으로 세계 정상급 車부품사 키웠죠"<br>세계 빅3 기업 보유한 '플랫 와이퍼' 원천기술 확보<br>GM·다임러 크라이슬러등 30여개국 70개 업체에 공급<br>"기업 목적은 영속적 생존"…종신고용 경영철학 강조도


㈜캐프는 자동차부품인 와이퍼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기업이다. 와이퍼는 비나 눈이 올 때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등 악천후 속에서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된 중요 부품. 캐프의 와이퍼는 현재 삼성자동차ㆍ현대모비스는 물론 일본의 닛산, 미국의 GMㆍ다임러 크라이슬러ㆍ월마트 등 세계 30여 개국 70개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ㆍ창녕공장에 이어 경북 상주에 국내 세번째 공장(부지 8만5,000㎡)을 건립, 가동에 들어가면서 ‘최고’를 향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캐프가 와이퍼 부문에서 세계 정상급 부품사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수 있게 된 데는 창업자인 고병헌(사진)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이 밑바탕이 됐다. 고 회장은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라 ‘영속적 생존’”이라며 ‘종신고용’ ‘평생 한 가족’ 등의 경영철학을 강조했다. 고 회장을 만나 캐프의 성장과정과 비전,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상주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향후 상주공장 운영계획은. ▦공장은 이미 가동에 들어갔고 사무실ㆍ복지관을 짓고 있다. 다음 달이면 모두 완공된다. 상주공장에는 지난해 220억원을 포함, 올해까지 모두 320억원을 투입해 첨단 자동생산설비와 연구기자재를 도입해 수출용 ‘플랫(Flat) 와이퍼’와 선블라인드(차양막)를 생산하게 된다. 인력도 이미 근무 중인 100여 명 외에 300여 명을 추가 고용하고, 20여 개 협력업체가 이전하면 상주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뷰맥스’라는 브랜드를 가진 캐프 와이퍼의 특징은. ▦뷰맥스는 ‘운전자의 시야(View)를 최대화(Maximize)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캐프가 지난 2004년 개발한 플랫 와이퍼는 닦임성과 작동성 면에서 기존 와이퍼와 차별화된다. 국내외 차종의 유리곡률과 형상을 분석해 밀착력과 닦임성을 최대화했다. 특히 악천후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캐나다ㆍ러시아 처럼 폭설로 운전장애가 많은 지역은 ‘동계용 와이퍼’를 따로 준비해야 했었지만 캐프의 플랫 와이퍼는 이런 번거로움을 없앴다. -‘마케팅과 연구개발에는 TO(정원)가 없다’고 들었다. 단기간에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기업은 연구개발과 마케팅이란 쌍두마차 중 하나만 놓쳐도 실패한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연구개발 투자는 성장전략이자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캐프는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정해진) 정원ㆍ예산한도가 없다. 우리가 보쉬ㆍ발레오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3개 업체만 보유한 플랫 와이퍼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다. 캐프는 우수한 제품을 글로벌 기업에 공급할 수 있는 영업력도 갖고 있다. 첨단 자동화생산시스템(CPS)도 자랑꺼리다. 흐름생산을 통해 재고를 최소화하고 고객 요구에 따라 ‘소량 맞춤생산’을 할 수 있다. -‘종신고용’ ‘평생 한 가족’ 등 경영철학이 특별해 보이는데. ▦기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윤추구’가 아니라 ‘생존’이다. 이윤추구는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기업이 이윤추구에 매달리면 눈 앞의 성과에만 급급해 미래를 보지 못하게 된다. 반면 ‘영속적 생존’을 목표로 하다 보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뒤따라 온다. 정년을 두지 않는 것은 어려울 때 믿고 따라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기도 하다. 정년없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애사심을 갖고 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열심히 할 수 있다. -중국 등 후발국의 도전이 만만찮다. 향후 경영전략은. ▦올해 플랫 와이퍼 11종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후발국의 저가제품에 대비해 원가절감과 저가형 모델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인 선블라인드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성이 밝은 편이다. 상주공장이 100% 가동되는 내년에는 ‘수출 1억 달러, 총 매출 2,5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미 최고로 평가받는 와이퍼시스템은 물론 선블라인드, 친환경 플라스틱 연료튜브에 대한 업그레이드 작업도 계속된다. 캐프가 ‘대구의 스타기업’을 넘어 ‘한국의 스타기업’이 되도록 하겠다.
이 회사는
와이퍼 세계시장 5% 점유…‘수출탑’ 잇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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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프는 국내 자동차 와이퍼시장의 40%(교환시장 기준), 해외시장의 5% 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전문기업이다. 지난 1995년 설립됐으며 본사가 있는 대구(와이퍼)와 경남 창녕(연료튜브), 경북 상주(와이퍼ㆍ선블라인드ㆍ고무), 중국 광둥성(저가형 와이퍼ㆍ고무) 등 4곳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캐프는 창업한 지 얼마 안돼 IMF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핵심 납품처였던 삼성자동차가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빚더미에 올라앉기도 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기술력과 영업력으로 다시 승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04년 '500만불 수출탑'에 이어 2005년 '1,000만불 수출탑', 그리고 지난해 '2,000만불 수출탑'을 잇달아 수상했다. 2001년 96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도 2003년 192억원, 2005년 270억원, 지난해 487억원(예상)으로 쑥쑥 성장했다. 지난 해 대구시가 지역경제에 신바람을 불어넣을 '스타기업'으로 선정했다. 캐프는 지난해 말 일본 미쯔비시자동차와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올 7월 상주에 터키 오한그룹과 합작사 캐프-노벨㈜을 준공,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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