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술 익는 마을 가을 향기도 솔솔

■ 11월에 가볼 만한 곳

지평막걸리(위쪽)와 양동마을의 송곡주를 만드는 과정.

가을은 한 해 동안 정성스럽게 지은 농사로 거둬들인 곡식들이 누룩과 어우러져 전통주가 알맞게 익어가는 때다. 한국관광공사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11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술 익는 마을들을 소개했다. ◇솔과 국화 향이 어우러진 송국주=송국주(松菊酒)는 말 그대로 소나무(松)와 국화(菊)로 빚는 술이다. 소나무는 선비의 절개, 국화는 장수를 각각 의미하니 재료만으로도 풍류가 느껴진다. 송국주는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회재 이언적의 가문을 따라 내려오는 술인데 경주 양동마을의 한옥 민박 겸 전통식당인 '우향다옥'을 운영하는 이지휴씨가 9대째 빚고 있다. 보통 술은 지하수를 떠서 쓰지만 특이하게도 송국주는 '술물'을 따로 만든다. 지하수에 국화잎ㆍ감초ㆍ조청을 넣고 가마솥에서 2시간을 끓인 뒤 천천히 식혀 물로 쓴다. 1주일쯤 발효시켜 알코올도수 15도 내외로 마신다. 우향다옥 (054)762-8096 ◇3대째 이어온 경기 양평군 지평막걸리=지난 1925년 문을 열었다는 막걸리 양조장 지평주조는 국내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술도가다. 3대째 가업으로 이어지는 지평막걸리는 전통 방식 그대로 누룩곰팡이를 오동나무 상자에서 배양해 술을 빚는다. 지평막걸리는 숙취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최근에는 진ㆍ선ㆍ미라는 세 가지 브랜드를 붙인 전통주를 선보였다. 지평주조 (031)773-7030 ◇귀한 손님에게 대접했던 문경 호산춘=새재가 있는 문경에는 장수 황씨 집안의 가양주인 호산춘이 있다. 호산춘은 무려 500년을 이어온 술로 경주 교동의 법주, 서천 한산의 소곡주와 더불어 한국의 3대 명주로 불리기도 한다. 호산춘이라는 이름은 황씨 집안의 황의민이 자신의 시호인 호산(湖山)에 알코올 함유량이 높고 맛이 담백한 최고급 술을 의미하는 '봄 춘(春)'자를 붙인 것이다. 멥쌀과 찹쌀을 1대2의 비율로 빚으면 쌀 1되에 술 1되가 나와 예로부터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다고 한다. 호산춘 (054)552-7036 ◇입과 눈이 즐거운 진천 덕산막걸리=충북 진천군 덕산면의 덕산양조장은 술보다 먼저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백두산에서 벌목해온 전나무와 삼나무를 압록강 제재소에서 다듬은 뒤 수로를 이용해 이곳 진천까지 가져와 양조장을 지었다. 독특한 건물구조 덕에 일찌감치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덕산양조장에서는 80년 동안 3대에 걸쳐 술을 빚고 있다. 미리 예약하면 양조장을 견학하면서 막걸리 시음도 할 수 있다. 덕산양조장 (043)536-3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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