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8월 7일] MS, 한국서 힘 자랑?

“한국 소비자라는 이유만으로 혜택은 제대로 못 받고 오히려 제품을 비싸게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세계 주요시장 가운데 유독 한국을 차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격정책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달 한국을 윈도7 ‘사전 할인 이벤트’ 대상국에서 제외한 데 이어 ‘패밀리 패키지’ 판매국에서도 배제한 데 따른 반응이다. 조립PC업체와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극히 당연하다. 한국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제품을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전 할인 이벤트를 활용하면 가격의 50% 이상을 할인받을 수 있는데 이는 미국ㆍ캐나다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5개국만의 얘기다. 한국 소비자의 경우 제품을 1인당 10만원 가량 비싸게 구입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외신에 따르면 하나의 제품을 구매해 3대의 PC에 공유할 수 있는 ‘패밀리 패키지’가 적용되는 국가에도 한국은 애초에 제외됐다. 이 가격정책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20만원 이상 할인받을 수 있는 기회를 한국 소비자라는 이유로 박탈당하게 된다.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 MS 측은 뒤늦게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패밀리 패키지를 연내에 시행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 하지만 여론 잠재우기라는 불편한 인상은 지울 수 없다. 한국 소비자에게 특별히 강한 MS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99%에 달하는 MS의 시장점유율 때문이다. 이렇다 할 대안이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비싼 값을 주고라도 제품을 살 수밖에 없다. 한국 MS 측은 “한국의 수요가 많지 않아서 사전 할인 이벤트에서 제외했는데 앞으로 한국 상황에 최적화된 프로모션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되묻고 싶다.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것 이상의 프로모션이 어디 있단 말인가. 또 한국 사용자 차별 논란이 수년째 되풀이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가격정책은 기업의 고유권한이지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 소비자에게 비싼 값을 내도록 할 때는 도의적인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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