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들이 대우건설 보유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넘기는 데 조건부로 동의했다. 하지만 대한통운 지분처리 및 금호산업에 대한 차등 출자전환 등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FI들의 이견이 여전해 금호산업 회생방안 타결까지는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24일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금호산업 워크아웃 추진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FI 네 곳이 조건부 동의서를 제출했지만 말 그대로 '조건부'이기 때문에 협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산은이 추가로 FI들에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회생방안에 반대하는 FI 네 곳은 ▦대우건설이 보유한 대한통운 지분과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교환할 것 ▦대우건설 지분투자에 따른 이자수익에 대해 동등 출자전환할 것 등을 조건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FI 네 곳은 우선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지분을 맞바꿔 대한통운을 금호산업 아래로 편입시켜 금호산업 기업가치를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채권단이 이자 부문에 대해 1.7대1의 차등 출자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 다른 채권단과 동일한 비율로 출자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지분을 교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채권단이 임의로 처리할 수도 없다"고 못박았다. 또 "현재 1만1,000원대인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해주기로 한 상황에서 이자 부문을 다시 동등한 비율로 출자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채권단과 FI들은 오는 3월5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금호산업 회생방안을 논의한다. 하지만 해결의 열쇠가 될 '조건부' 조항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FI들 간 입장차이가 커 협상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