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창립 40돌 권해옥 주공사장

"서민용 소형·임대주택 공급 늘릴것" 창립 40돌 권해옥 주공사장 >>관련기사 휴일없는 현장경영으로 '솔선수범' "높은 주택보급률에 비해 도시 저소득 서민이 편안히 살 수 있는 소형주택ㆍ임대주택은 아직도 크게 부족합니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지속되고 전ㆍ월세난이 해소되지 않는 점 등은 불안한 국내 주택시장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택공급 확대이며, 특히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크게 늘리는 것입니다." 권해옥(67) 대한주택공사 사장은 "단순히 주택을 많이 건설하는 것보다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에 초점을 맞춰 주택건설사업을 벌여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1일로 주공은 창립 40돌을 맞았다. 62년 '서민을 위한 주택건설'의 목표 아래 설립된 주공이 지난해까지 지은 가구수는 총 130만가구. 최근 주공의 연간 주택공급가구수를 감안하면 매일 쉬지 않고 160여가구씩을 지은 셈. 이는 단일기관으로는 세계 최대의 건설가구수다.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권 사장은 "최근 정부의 향후 10년간 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목표에 따라 주공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막중해졌다"며 "올해 일반분양 아파트 비중을 줄이고 대신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공은 지난해 건설물량 6만가구의 83%인 5만가구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올해는 총 공급가구수를 1만가구 늘리고 임대가구도 5만5,000가구로 확대하기로 했다. 달동네의 노후 불량주택을 새집으로 바꾸는 1만5,000여가구 규모의 도시정비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주택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하면서 주택공급업체로서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주민들의 교류에 도움이 되는 단지를 조성하는 등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공은 거주자의 연령ㆍ소득수준ㆍ주변환경 등 수요자의 특성에 맞는 주택평면 38종을 올해 새로 개발할 계획이다. 노부모를 부양할 수 있도록 1, 2층을 사용하는 3대동거형 주택평면이나 단지 내 주민교류를 위한 커뮤니티 광장을 확대 조성하는 단지설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민간여론조사기관인 P&P리서치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통해 주공아파트를 '가장 살기 좋은 아파트'로 선정했다. 권 사장은 "이는 주공아파트는 물론 주공이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달 기획예산처가 12개 공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주공은 높은 점수로 3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하위권에 머물렀던 주공의 성적이 수직 상승한 것은 주택 확대공급과 함께 과감한 구조조정 노력이 결실을 맺은 때문이라는 게 권 사장의 자평이다. IMF 이후 경영악화로 2000년 부채가 2조7,211억원으로 최고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이를 2조2,541억원으로 4,600억원이나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인력구조조정의 아픔도 겪었지만 우선 자산매각 및 자회사 정리 등을 통해 경영부담을 줄였다. 825억원 규모의 삼성동 주택연구소 부지 등을 정리해 1,000억원어치 이상을 매각했다. 경영상 큰 짐이 됐던 ㈜한양 등 자회사 3개사도 파산 후 정리했다. 이에 따라 주공이 부담해야 할 부채비율도 2000년 52.7%에서 지난해에는 44.4%로 8%포인트 이상 크게 줄었다. IMF 이후 팔리지 않은 아파트는 2000년 1만9,618가구에 달했지만 지난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미분양 아파트는 4,890가구에 그치고 있다. 권 사장은 "이번 평가 후 평가단으로부터 '주공이 달라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심 평가 1위를 기대했다는 그는 임직원들이 경영정상화에 합심한 결과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지난해는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한해로 볼 수 있다"며"앞으로 추가부실의 가능성은 없으며 1,500억원 규모의 담보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부채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권 사장이 취임한 후 조직 내 변화의 분위기를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게 직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은 그의 취임 일성이었다. 그는 "위기를 겪고 있는 회사를 살리는 길은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갖게 하고 상하 대화가 통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며"조직에 대한 포용력은 CEO가 가져야 할 최고 덕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한일월드컵 기간 동안 개막전을 비롯해 부산에서 대 폴란드전을 관람하는 등 관심을 가지고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한국축구의 놀랄 만한 성적과 대회 운영능력을 통해 크게 신장된 국력을 새삼 느꼈다"며 "세계가 놀랄 만한 성적을 올린 것도 감독 리더십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주공은 올해 국민임대주택 4만8,500가구, 공공임대 6,500가구, 공공분양 아파트 1만5,000가구 공급을 목표로 잡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1만여가구 늘어난 수치. 제한된 인력으로 결코 쉽지 않겠지만 지난해 당초 목표보다 2만가구 증가한 6만가구의 주택을 차질 없이 공급한 것으로 볼 때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는 "현재 총 주택재고량의 7%선에 불과한 임대주택 재고를 선진국 수준인 20% 이상으로 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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