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iTV 지역방송으로 거듭나길…

조우성 <시인·인천시 시사편찬위원>

권력은 어디에서 나오나. 물론 총구(銃口)가 아니다. 헌법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國民)으로부터 나온다. 제아무리 영도력이 뛰어난 정치가라 할지라도 ‘국민’이 그를 ‘선택’하지 않으면 그는 ‘권력’이 될 수 없다. 방송위는 현재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인구 1,300만명이 살고 있는 경인 지역의 유일한 지역TV방송국을 하루아침에 문 닫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iTV 재허가 취소는 마치 한 국가의 방송을 취소한 것이나 진배없는 중대한 언론 말살 사건의 하나다. 최첨단 정보화 사회로 하루가 멀게 변화하고 위성ㆍ케이블ㆍ인터넷 등을 통해 맘만 먹으면 안방에서 전세계 어느 나라의 방송도 듣고 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런데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전혀 설득력도 갖추지 못한 논리로 1,300만 국민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방송정책이 이래서야 ‘지방의 균등한 발전’과 ‘지방 방송 육성책’ 따위는 입에 올릴 수조차 없는 일이다. 경인 지역에서 하루아침에 TV방송국이 사라졌다는 것은 전대미문의 언론 침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방송위가 져야 한다고 본다. 방송위는 자성과 함께 하루속히 경인방송을 되살려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소리에 부응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iTV 임직원들에 대한 쓴소리도 빠뜨릴 수 없다. iTV는 분명 지역방송인데도 지역적 정체성은커녕 지역적 현안마저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대서야 말이 안된다. 여러 면에서 지난날을 반성해야 한다. 여러분은 또 iTV가 어떻게 탄생한 방송인지부터 알아야겠다. iTV는 일제시대 이후 줄기차게 요구해 겨우 문을 연 지역주민들의 희원(希願)이 담긴 매체로 단순한 상업방송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유례가 없는 ‘재허가 취소’를 했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보더라도 경인 지역에 지역방송이 없을 수는 없다. 지금도 iTV 정상화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힘찬 격려와 성원을 보낸다. 향후 다시 일어설 iTV는 지역민에 의한, 지역민을 위한 지역방송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한다. 모두가 자중자애하며 혼탁한 한국 방송계에서 iTV를 참다운 새 모델로 키워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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