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조직법 공포 새 대통령이 해야"

盧대통령 "수용가능성 열려있다" 국회서 대폭 수술 촉구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떠나는 대통령이라 하여 소신과 양심에 반하는 법안에,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에 서명을 요구하는 일이 당연하다 할 수 있느냐”며 “새 정부의 가치를 실현하는 법은 새 대통령이 서명 공포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국회에서 개편안을 대폭 수술하지 않는 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새 정부조직개편을 위한 법안이 어렵사리 국회 심의를 거쳐 노 대통령 임기(2월24일) 안에 국회에서 통과되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온전하게 조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조직개편안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부처 통폐합이 일반적인 정책의 문제라면 떠나는 대통령이 굳이 나설 것 없이 국회에서 결정해주는 대로 서명 공포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참여정부가 공을 들여 만들고 가꾸어온 철학과 가치를 허물고 부수는 것이라면 여기에 서명하는 것은 그동안 참여정부가 한 일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바꾸는 일에 동참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부처 하는 나라가 잘하는 나라냐. 대부처 하는 나라는 선진국이고 소부처 하는 나라는 후진국이냐”고 인수위를 공박하면서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ㆍ여성가족부ㆍ통일부ㆍ기획예산처 등을 존치할 필요가 있는 부서로 열거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수용할 여지는) 열려 있다. 사회적 토론이 없어 또박또박 말하고 심의과정에서 반영해달라는 호소로 받아들여달라”며 국회 논의과정에서 개편안을 수술해줄 것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인수위에 대해서도 “인수위에 충고한다. 인수위는 법에서 정한 일만 하라”며 “공무원들에게 보고하라고 지시, 명령하는 바람에 현직 대통령은 이미 식물 대통령이 돼버렸다”면서 인수위의 활동을 재차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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