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토건 고재일(高在一·61)사장의 일과는 입주예정자들의 편지를 읽는 것으로 시작해 답장을 쓰는 일로 끝난다.그의 편지쓰기는 지난 91년 공인회계사 직함을 버리고 주택사업에 뛰어들면서부터 시작됐다. 바쁜 일상에 겨 전화 한통 걸기도 어렵지만 그는 번거롭기 그지 없는 편지쓰기를 10년째 고집하고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만들고 사내에 네트워크 전산망을 구축해, 인터넷으로 편지를 주고 받는다는 점이다.
高사장은 『대다수 입주예정자들이 고생끝에 장만한 재산 1호가 집이다 보니 궁금한 것과 바라는게 얼마나 많겠느냐』면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최대한 수용하는 것은 주택사업자의 의무』라고 말한다.
요즘 高사장의 편지상대는 경기 용인시 구성면에 짓고 있는 「동일하이빌Ⅰ」 입주예정자들이다.
그는 최근 45평형 입주예정자로부터 작은방 책장을 옷장으로 바꿔달라는 편지를 받고 이를 적극 검토하는 한편 999가구나 되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 옷장을 원하는 가구를 파악해 놓고 있다.
『고객만족이 최고의 경영가치』라고 강조하는 高사장의 고객사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일하이빌Ⅰ」만 해도 그렇다. 120억원의 공사비 추가부담을 감수하고 지상공간을 공원으로 꾸미고 전면 지하주차장을 도입한다. 또 사재(私財) 200여억원을 들여 입주자 전용 스포츠센터를 지어주기로 했다.
그는 『지하공간을 어두컴컴한 주차장으로만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며 『공사비를 추가부담하더라도 채광창과 조명시스템을 설치하고 인공폭포·수변식물공원 등을 조성해 아늑한 휴식공간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일본·싱가포르 등지로 수차례에 걸쳐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다. 조만간 조경계획이 마무리되면 입주예정자들에게 또다시 장문의 편지를 쓸 생각이다.
高사장은 『지난 9월 하남 신장지구 아파트 438가구를 완공한 이후 입주자들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많이 받아 기뻤다』며 『동일하이빌Ⅰ은 물론 조만간 선보일 2·3차 아파트도 칭찬받는 아파트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HISA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