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1일] 지경부가 점쟁이인가

30일, 제47회 무역의날을 맞은 국내 산업계는 잔칫집이었다. 올해 수출 규모나 무역수지 등을 보면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수출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발판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증했다. 전세계에 4,660억달러어치를 수출해 세계 7위를 기록했다. 더구나 내년에는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가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도 전망됐다. 당연히 수출에 힘쓴 많은 기업인들이 정부로부터 상을 받았다. 힘찬 박수를 보낸다. 같은 시각, 지식경제부는 오는 2015년에 우리나라가 세계 7위의 무역대국에 등극할 것이라는 거창한 전망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올해 무역규모가 8,890억달러로 9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 후에는 미국ㆍ중국ㆍ독일ㆍ일본ㆍ네덜란드ㆍ프랑스에 이어 7위에 올라설 것으로 지경부는 내다봤다. 세계 중심축이 선진국 중심에서 주요20개국(G20)으로 확대되면서 주요 신흥7개국 시장과 우리나라의 교역규모가 지금보다 배 이상 확대된 7,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5년 후의 우리나라 전체 교역규모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변수가 많아 교역규모를 추산하기 힘들다"것이 지경부의 해명이다. 옹색하다. 결국 구체적인 숫자는 없지만 최근 흐름을 감안할 때 '아마도' 5년 후에는 7위에 달할 것이라는 '짐작' 정도로만 받아들여진다. 이는 최근 정부가 명운을 걸고 진행했던 주요20개국(G20) 개최 효과를 우리나라의 무역과 엮으려다 보니 결국 어설픈 경제전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숫자 없는 희망만 내놓은 꼴이 되고 만 셈이다.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수출이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벌써 내년도 수출증가율이 10%로 뚝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올해 수출 호황에 취했던 눈을 깨끗이 닦고 마음을 다 잡아야 하는 시점이다. 과학적인 분석 없는 전망은 점쟁이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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