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금융시장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위험자산의 강세와 안전자산의 약세'로 정리할 수 있다.
주식, 부동산 등 전통적인 위험자산은 물론 채권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회사채는 강세를 보인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고채는 약세를 보였다.
이처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이 상반된 모습을 보인 배경에는 추경편성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와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신용경색이 완화됨에 따라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자산가격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지면서 부동산 시장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채권시장은 낮아진 금리수준으로 투자메리트가 약화되면서 연초부터 약세를 지속했다.
그렇다면 재정통화정책의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에는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결론적으로 2010년에는 재정통화정책의 강도가 약화됨에 따라 2009년에 나타났던 빠른 경기회복세와 위험자산의 강세가 조정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채권시장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이런 모습은 가시화되고 있다. 상반기에 집중됐던 재정지출이 하반기 들어서는 크게 줄었으며,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그동안 이례적으로 실행됐던 원화 및 외화의 유동성 공급이 축소되는 등 이른바 광의의 출구전략(Exit Strategy)이 실행되고 있다.
앞으로 경기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으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은 가격부담과 대출규제로 추가적인 강세가 제한되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시장금리는 이미 10월말에 고점을 지나 하락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며, 적어도 2010년 상반기까지는 금리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지만, 채권시장은 이미 100bp(1bp=0.01%) 이상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여전히 경기회복에 불확실성이 많고 물가상승률이 안정적임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상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은 채권투자의 적기(適期)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