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경제적 통합을 이룬 유럽의 경우 영국(금융), 네덜란드(물류)가 비즈니스 중심지 역할을 나눠 맡고 있다. 양국 모두 각종 연구기관이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는 단골 손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네덜란드는 현재 유럽으로 수입되는 물량의 30%, 수출되는 물량의 65%를 취급하고 있다.
효율적인 항만 시설과 유럽 내륙 깊숙이 까지 뻗어 있는 수송망 때문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로테르담을 중심으로 한 항만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하며 유럽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현재 미국계 기업 300여개 등 많은 기업이 네덜란드를 유럽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는 영국이 유로화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을 적극 활용, 런던의 금융중심지 기능 역시 어느 정도 빼앗아 오겠다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이와 관련, 네덜란드는 ABN암로, ING베어링스 등 세계적 수준의 자국 금융기관들을 앞세워 금융이 발달한 국가란 이미지 부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은 지난 80년 이후 꾸준한 시장 자유화 조치를 실시, 금융중심지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런던 외환시장은 세계 외환거래의 3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런던 증권거래소는 가장 많은 외국계 기업이 상장된, 말 그대로의 글로벌 증시다.
이와 함께 영국 런던은 뉴욕보다 더 많은 수의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지점을 갖고 있는 유일한 도시며, 수 많은 글로벌 기업 역시 유럽 본사를 런던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국가가 갖고 있는 공통점 중 하나로 지난 70~80년대 불어 닥친 사회적 병리현상을 꼽고 있다.
실제 영국은 과다한 복지혜택으로 사회 전체의 역동성이 쇠퇴하는 이른바 '영국병'을 앓았으며, 네덜란드는 북해 유전 개발에 따른 역효과로 다른 산업들이 무너지는 '네덜란드병'을 심하게 겪었다.
그러나 두 국가는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장을 개방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로 올라섰다.
개방을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한 두 나라의 경험이 지난 1997년 금융위기 이후 동아시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돋움 하려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