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ㆍ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갖게 될 중소기업 대표들은 부당한 시장질서를 바로 잡아야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스몰자이언츠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ㆍ중소기업 상생 자체는 해묵은 이슈로 별로 기대할 것은 없지만, 이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과제로'공정한 사회'를 강조한 만큼 이번에는 뭔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3일 대기업의 의견을 들을 후 이달 말까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명확한 입장차이와 부처간 이견 등으로 실효서 있는 제도개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중소기업중앙회장, 1ㆍ2ㆍ3차 협력업체 등 30여명 참석= 8일 청와대 조찬에는 중소기업중앙회장과 1ㆍ2ㆍ3차 협력업체 대표 등이 참석한다.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참석자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도록 명단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ㆍLG 등 대기업 협력업체들 대표는 물론 백화점 입점업체 대표ㆍ소상공인 등을 포함시켜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날 모임에서 대ㆍ중소기업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중소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ㆍ사업영역 침투 등 바로잡아 달라= 지경부는 대통령과중소기업 대표들과의 만남에 정해진 시나리오는 없다고 말한다. 시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표들은 "거래질서를 바로 잡아달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수출은 큰 폭으로 늘고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등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일수록 중소기업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다"며 "중소기업이 기술개발과 경쟁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스몰자이언츠로 성장하기 위해선 잘못된 거래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대기업의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와 불공거래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이 협력업체의 제조원가를 파악해 문 닫지 않을 정도의 이윤만 보장하면서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 또 어렵게 개발한 기술마저도 뺏는 등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다 기업형수퍼마켓(SSM)과 MROㆍ서점ㆍ자판기운영ㆍ자동차 수리 등 중소기업의 사업영역까지 잠식하고 있다. 백화점ㆍ대형마트ㆍ홈쇼핑 등 유통대기업들도 입점업체에게 부당한 수수료 인상, 인테리어와 행사비용 전가, 특판 참여 강요 등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은 기대난망= 중소기업들은 대ㆍ중소 상생을 위해 다양한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도개선 등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일 공정위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임원과 만나 핵심쟁점에 대한 조율을 시도했지만, 양쪽의 견해차이를 좁히는 데는 실패했다. 가장 큰 쟁점인 납품단가 조정 문제를 두고 중소기업은 업종별 협동조합에 조정 신청권과 협의권을 위임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대기업은 3자 개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또 중소기업은 SSM 등 사업조정 문제에 정부가 강력히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기업은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