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경제팀 리더십 흔들

회계부정등 잇단 스캔들로 불신 늘어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미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금융시장에 먹혀 들지 않아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의 기업 재직시 기업 회계 스캔들이 정치 논쟁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폴 오닐 재무장관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원장(SEC)은 외환 정책과 기업 부정 척결에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이유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내에서 강력한 비난을 받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마저 지난해 11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단을 거의 다 소모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대한 미 행정부의 리더십이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경제팀이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에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던 시절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의 로버트 호매츠 부회장은 "3년전에는 행정부 리더십이 시장에 먹혔지만, 지금은 행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에 시장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11일 내셔널 프레스클럽 연설에서 피트 SEC 위원장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며, 부시의 기업 부정 척결방안보다 강력한 민주당의 회계개혁법안의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피트 위원장의 친 기업적인 금융규제 정책이 현재의 기업 범죄를 가중시켰다며 피트 위원장의 사퇴가 개혁의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폴 오닐 재무장관은 지난달 미국 달러화가 급락하고 있을 때 한달 동안 아프리카를 순방하며 록 가수 보노와 함께 광대모자를 쓰고 가난 구제에 관한 논쟁을 벌여 이코노미스트지의 비웃음을 샀다. 지난 9일 기업부정 척결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뉴욕 연설의 초안은 오닐 장관보다는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이 많은 대목에서 초안을 잡은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부시 경제팀 가운데 ▲ 래리 린지 백악관 경제담당 보좌관은 지나치게 이론적이고 ▲ 존 테일러 재무부 차관은 우유부단하며 ▲ 글렌 허바드 경제자문위(CEA) 의장은 대중적 설득력은 있으나 정책 결정력이 없다고 평한 바 있다. 실무 각료들의 시장 리더십이 부재한 가운데 부시 대통령이 80년대말 석유회사 하켄 에너지에 근무할 때 스톡옵션을 지급받기 위해 시중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사내 대출을 받은 사실이 11일 언론에 새로 보도됐다. 아울러 투자가 감시단체가 체니 부통령이 에너지 회사 핼리버튼의 회장 재직시 회계부정을 눈감아준 의혹에 대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불신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