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 엔화대출 원화로 전환 유도

■ 엔화대출 대책은<br>금융당국선 "영향 미미…사태 주시"

원·엔 환율 급등으로 엔화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은행들은 고객들이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하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다.


은행, 엔화대출 원화로 전환 유도 ■ 엔화대출 대책은외화대출자 환차손 비상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원·엔 환율 급등으로 엔화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늘어나자 은행들은 고객들이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하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엔화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다. 은행들은 다음주부터 고객들의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해 추가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은 "원ㆍ엔 환율 상승에 따른 엔화대출 원리금 부담 증가가 시장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달 동안 13%(100원)나 올라 상환부담 가중=최근 한달 동안 원ㆍ엔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844원57전으로 마감해 지난해 5월23일(848원91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던 지난 7월9일의 744원80전보다 99원77전이나 오른 셈이다. 한 달 만에 원ㆍ엔 환율이 13.4%나 오르면서 엔화대출자들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엔화대출 금리는 연 2% 수준으로 원화대출 금리 6%에 비해 4%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 이자부담이 작았지만 환율 상승으로 환차손이 더 큰 상황으로 돌변했다. 만약 7월9일 50억원, 약 6억7,000만엔을 엔화로 빌렸다면 상환해야 할 엔화는 6억7,000만엔 그대로지만 원화가치로는 56억5,860만원으로 6억5,860만원이나 불었다. 이자 역시 엔화로는 1,340만엔 그대로지만 원화로는 13만원 넘게 더 내야 한다. ◇엔화대출은 올 들어 감소=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엔화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140억달러, 약 13조원 규모다. 지난해에는 51억달러나 증가했지만 올 들어서는 크게 늘지 않았다. 7월 말 현재 은행별 엔화대출 잔액은 기업은행이 3,337억엔으로 가장 많고 신한 2,132억엔, 하나 1,959억엔, 국민 1,715억엔, 우리 1,492억엔, 외환 880억엔 등의 순이었다. 은행들은 올 들어 엔화대출 규모를 계속 줄여왔다. 하나은행의 7월 말 현재 잔액이 1,959억엔으로 올 초보다 233억엔 줄어드는 등 6개 은행의 총 잔액은 올 초 1조2,259억엔에서 7월 말 1조1,515억엔으로 744억엔 감소했다. ◇은행권, 원화대출로 대환 유도=은행들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엔화대출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 고객들이 엔화를 원화대출로 바꿀 수 있도록 각종 유인책을 마련 중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10일부터 외화대출 용도를 국내 설비투자용과 해외 실수요용으로 제한함에 따라 운전자금을 대출 받은 기업들의 경우 만기를 연장할 수 없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엔화대출의 원화대출 전환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지만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유인책으로 원화대출 대환을 유도할 계획"이라며 "영업점별 엔화대출 고객에 대한 모니터링 작업을 계속하면서 고객상담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찻잔 속 태풍에 불과"=금융감독 당국은 엔화대출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YTN에 출연해 "엔화대출의 경우 환차손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서브프라임ㆍ엔캐리 청산의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단 정부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엔캐리 자금은 6조원 정도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엔화가치가 (달러당) 113엔 이하로 떨어지고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경제가 안 좋아져 빌려간 돈이 제대로 이익을 못 내면 본격적인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난다는 게 정설"이라며 "현재 114엔에서 120엔 사이를 왔다갔다하기 때문에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8/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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