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예금금리 인하 잇달아

은행 예금금리 인하 잇달아국민, 16일부터 상품별로 0.3~0.6%P 국민·한미·신한·하나은행 등 우량은행들이 이번 주말부터 다음주 사이에 잇따라 예금금리를 인하한다. 실세금리가 떨어져 예금으로 밀려들어오는 돈을 적절하게 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빛·조흥은행 등 대형 은행들 역시 예금금리 인하의 필요를 느끼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고객이탈에 대한 불안감이 커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주말부터 금리인하 줄이어=12일부터 일부 예금상품 금리를 내리는 한미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다음주 중 집중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이번에 상호부금 상품인 「로얄고수익예금(1년 이상~2년 미만)」의 금리를 연 7.5%에서 7%로 0.5%포인트 인하하고 「가고픈금강산예금」을 1~3년 만기별로 0.5~1%포인트 가량 낮추기로 했다. 다음주 중 가장 큰 폭으로 금리를 조정하는 곳은 국민은행. 오는 16일부터 정기예금·적금·상호부금 등 거의 모든 예금상품의 금리를 최고 0.6%포인트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7%에서 6.5%로 낮아지며, 1년 이상 2년 미만과 2년 이상 3년 미만 예금도 각각 0.5%포인트씩 인하된다. 3년제 정기예금은 8.1%에서 7.5%로 인하폭이 0.6%포인트에 달한다. 또 적금 등 적립식 저축의 금리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0.3%포인트, 1년 이상은 0.5%포인트씩 각각 낮아진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금리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년만기 정기예금 고시금리를 7.3%에서 7%로 0.3%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며 양도성 예금증서·표지어음 등 시장성 예금상품의 금리도 기간별로 0.1~0.2%포인트씩 낮출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다음주 초에 신한은행과 비슷한 인하폭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다. ◇예대마진 축소 더이상 못버틴다=은행들이 이처럼 금리인하에 적극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도 실세금리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금으로 들어온 돈은 주로 안정적인 국공채나 통화안정증권·금융채 등에 운용되지만 이같은 채권들의 유통수익률이 최근 한달새 만기별로 0.5%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했다. 더이상 실세와 괴리된 예금금리를 적용할 경우 수익기반에 문제가 생긴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지난 6월 2.32%로 올들어 꾸준히 낮아져왔으며 하반기들어서도 마진폭이 더욱 축소되는 추세에 있다. 이에 비해 예금액은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7월 중 예금 증가액이 1조3,000억원에 달했으며 이달들어서도 불과 10일 만에 예금이 1조3,100억원이 증가했다. 신한은행 역시 최근 한달새 1조원 안팎의 예금 증가액을 기록했다. 예금이 많이 들어와도 적절하게 운용할 곳이 없으면 부담만 가중될 뿐이다. 지동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대금리차가 5%포인트는 돼야 은행의 경쟁력이 배양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5일부터 예금보험료율도 0.05%에서 0.1%로 올라 은행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눈치보는 선발은행=한빛·조흥·외환은행 등 선발 시중은행들은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선뜻 우량은행들의 금리인하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량은행들에 비해 예금 증가세가 완만한데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고객이탈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예금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량은행들과 보조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한빛은행 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8/11 19:0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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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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