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 조직·투자 30% 줄인다/경영혁신안 발표

◎임원급여도 10% 삭감… 재계 영향클듯삼성그룹(회장 이건희)이 내년에 창사이래 처음으로 임원급여의 10%를 삭감하고 조직과 투자를 30%씩 줄이는 등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삼성은 26일 상오 이수빈삼성생명회장 주재로 긴급사장단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영체질혁신방안」을 발표했다.<관련기사 11면> 삼성의 혁신안은 내년 기업환경을 단순불황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위기상황」으로 보고 경영전반에서 「마이너스 베이스」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삼성은 임원급여를 비롯 부장급 이하 사원에 대해서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총액임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임원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창업 이후 60년사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은 또 내년도 투자규모를 올해(8조3천억원)보다 30% 가까이 줄인 6조원으로 유지하고 34개 품목 1조3천억원(매출액 기준) 규모의 한계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유사부서를 통폐합해 조직을 30% 줄여 의사결정과정을 단축하고 행사비·교제비 등 각종 경비 50%, 에너지 30%를 줄여 1조원의 비용을 절감하며 연봉제도 전임원과 차장급 이상 간부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의 비상경영 선포는 금융·외환시장 마비, 부도기업 속출 속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등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대, LG, 대우 등 재계전체로 급속히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지난 25일 계열사 재무담당임원이 참가한 가운데 긴급 자금대책회의를 열고 불요불급한 투자를 억제해 내년투자를 줄이고 차입금은 올해수준에서 동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그룹은 자동차 임원 30%를 감축한데 이어 중공업, 정공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해 실적이 부진한 임원을 연말 인사에서 퇴진시킬 예정이다. 선경은 소모성 경비 등 내년 예산을 동결하고 5조원으로 잡았던 내년 투자계획을 하향조정키로 했다. 이에앞서 한화는 임직원 감축에 이어 일부 계열사 매각, 조직 및 투자축소를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으며 한라는 그룹 주력사인 한라중공업의 임직원 3천명을 감축하고 임금을 삭감한다는 강도높은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바 있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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