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신용불안이 확산되고 금융 구조조정으로 퇴출 금융기관이 늘어나면서 예금자들이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몰려 이들의 수신고가 2배로 늘어났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총수신고는 1조8천3백92억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작년 10월말의 8천5백14억원보다 1백16%가 증가,2배를 넘어섰다.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수신고는 지난해 4∼10월 사이에는 7천억∼8천억원 수준에머물렀으나 외환위기 직후 급증하기 시작, 작년 12월 1조3천98억원으로 1조원선을돌파한데 이어 지난 3월에는 1조4천억원, 5월에는 1조5천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국내 시중은행들의 수탁고는 작년 10월말 현재 1백39조2백36억원에서 지난6월말 현재 1백50조5천8백53억원으로 8.3%가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이에따라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예금증가세는 국내 시중은행의 14배에 달했다.
국내 지방은행의 수탁고도 같은 기간동안 21조7백26억원에서 22조1천5백61억원으로 5.1%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외국은행 지점을 합한 전체 일반은행 수신고에서 외국은행 지점의 수신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0월말 0.53%에서 지난 6월말 1.05%로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퇴출과 종금.증권.투신사의 영업정지 등이 잇따르면서 원리금 보장이 불안해지자 고객들이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을 위주로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6월말 5개 부실은행이 퇴출된데 이어 은행간 합병이 잇따르고 투신, 증권사가 영업정지되는 등 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됨에 따라 외국은행 지점의 수탁고증가세가 7월 이후에는 더욱 확대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 관계자는“올들어 원리금 보호에 불안을 느낀 고객들의 예금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영업망 확충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 현재 국내에서 영업중인 외국계은행 지점은 16개국, 51개 은행의 66개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