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란 핵협상 타결… 중동발 '오일 뉴딜' 기회 잡아야

장장 12년을 끌어온 이란 핵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2일 이란과 미국 등 주요6개국은 이란 포르도 핵시설에 어떠한 핵분열 물질도 반입하지 않기로 하는 등 주요 쟁점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6,104개로 줄이는 것은 물론 우라늄 농축 목적의 신규 시설도 더는 건설하지 않기로 했다.


대화를 통한 평화 증진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합의가 중동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특별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면서 "아직은 (군사해법보다) 외교적 해결책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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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타결로 당장 중동발(發) '오일뉴딜'이 기대된다. 이란은 중동 제1의 제조업 국가이자 세계 4대 원유 매장국이며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5~18%를 보유한 자원부국이다. 경제봉쇄가 풀리면 이란은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해 유전 등을 개발하고 원유를 대방출하는 등 세계 경제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그만큼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커질 수 있다. 한국은 이란과의 교역량이 2011년 174억달러에서 국제사회의 제재 장벽 때문에 지난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원상회복은 물론 이란에서 새롭게 펼쳐질 기회를 극대화하는 전략과 실행이 요구된다. 우선은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원유정제 시설, 석유화학 분야 등 플랜트 부문의 진출 타이밍에서부터 투자폭까지 주도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이란이 전통적으로 한국에 우호적이고 최근 수년간은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에 주목해 업체 스스로는 현지화 전략을 가다듬고 정부는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역시 가장 큰 관심과 기대는 북핵 문제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지구촌의 불씨인 북핵은 이란 핵문제에 해결이 비할 바 없이 어렵다. 무엇보다 북한이 믿을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이 큰 장애다. 1994년 제네바합의를 체결하고도 몰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후의 9·19성명과 2·29합의도 지키지 않아 국제사회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 북한이다. 게다가 북한은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 밖에서 세 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고 중국과 러시아라는 든든한 비호세력까지 배후에 두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북핵 해결의 지연은 경제제재로 북한 주민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해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도 이로울 수 없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북측은 더 늦기 전에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도 되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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