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당권 주자들이 다음 달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勢) 과시를 하는 등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경선은 선거인단만 23만여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이 가운데 절반을 지구당위원장이 추천할 수 있어 위원장 확보규모가 경선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 주자진영은 당원 접촉보다는 위원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에 대한 위원장들의 지지세를 과시하고 있으나 `거품`이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재섭, 김덕룡, 서청원, 최병렬 의원 등 이른바 `빅4`가 확보했다는 의원ㆍ지구당위원장 수가 실제의 2배에 달하는 현상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에는 각 주자진영의 `지지세 부풀리기`에 의원ㆍ위원장들의 애매한 태도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의원의 경우 `빅4`의 지지분류표에 모두 포함된 경우도 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5일 “경선주자들로부터 수차례씩 지지부탁 전화를 받았다”며 “모두 인간적 관계를 고려할 때 딱히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의원ㆍ위원장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재섭 의원은 대구ㆍ경북지역 의원들의 지지속에 양정규, 김기배 의원등 친(親) 이회창 그룹 핵심인사들을 주요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측 관계자는 “지지의사를 확인한 위원장만도 70명정도”라며 “위원장을 공략하는 고공플레이보다 일반당원에 대한 바닥 표 훑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룡 의원은 수도권과 호남 원외 위원장, 구(舊) 민주계, 비주류 그룹 등이 지지기반이 되고 있다. 이규택, 박명환, 김무성, 강인섭, 이성헌, 김영춘 의원을 비롯해 원내외 110명 정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측 주장이다. 서청원 의원은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절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영호남 파고들기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장담한다. 맹형규, 이원창, 박종희, 김용학 의원 등을 포함, 최저 110명에서 최고 130명 정도를 자기파로 주장하고 있다. 최병렬 의원은 부산ㆍ경남과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보수성향 의원들과 함께 일부 소장 개혁파도 지지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김종하, 이해구, 정형근, 윤여준 의원을 비롯, 120여명 정도를 자기파로 올려놓고 있다. 이에 따라 `빅4`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원내외 위원장은 최하 410명 정도로 의원ㆍ위원장 250여명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여기에 대표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형오, 이재오 의원이 주장하는 지지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