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상하이 증시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 3월 1일자>

[세계의 사설] 상하이 증시에 대해 상하이 증시가 2월28일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3.9%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나머지 아시아 증시들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여기서 우리는 한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중국 증시를 이끌어가는 유인이 다른 나라의 증시와는 별로 상관없다는 점이다. 27일 상하이 증시가 8.8% 폭락한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중국 투자자들은 24일 중국 정부가 증권사들의 불법 거래 행위와 불법 대출을 조사하기 위해 조만간 전담팀을 구성할 것이라는 루머를 접했다. 그리고 26일 아침 상하이 증시는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했다. 중국의 불법 자금 대여업자들은 여기서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다. 그리고 시장이 폭락하자 그들은 다시 싼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이전까지 중국 투자자들은 주식 시장 외곽에 주로 머물러 있었다. 돈은 은행으로 몰렸다. 취약한 지배구조와 투명하지 못한 재무구조, 만연한 투기행위 등이 증시를 시장이라기 보다는 도박장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금 보장도 없는데 누가 힘들게 번 돈을 위험한 도박장에 버리려 하겠는가. 그러다 2005년 정부는 국영기업의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부동산 투기 억제에 팔을 걷어 부쳤다. 이러한 정책은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금지 규정과 합쳐져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강력한 유인으로 작용했다. 상하이 증시의 강세가 중국의 경제성장과 별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바로 여기서 설득력을 얻는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공식적인 연평균 성장률은 9% 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이것 보다 적어도 몇 %포인트 더 높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하이증시 A주식시장은 2004년 15%나 떨어졌고 2005년에도 8% 하락했다. 세계증시가 상하이 증시 폭락의 여파로 타격을 받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만약 중국 정부가 기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상하이 증시가 이처럼 폭락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표준화된 회계기준을 갖추고 부패를 척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중국 증시가 더욱 단련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은행에서 잠자고 있는 4조달러(약 3,767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돌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상하이는 세계증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로 부상할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3/01 16:36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