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0월 26일] 키코 사태 원만한 해결책은

최근 언론을 통해서 소위 말하는 '키코 사태'가 계속 보도가 되고 있다. 키코 거래를 통해 큰 손실을 본 많은 수출중소기업들이 수상한 수출탑들을 반환하고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못 찾고 있는 상황이다. 키코 사태의 핵심 쟁점을 논하기 전에 먼저 키코는 어떤 상품인지 간단히 살펴보자. 키코(KIKO: Knock-In and Knock-Out)는 환율의 하한 구간과 상한 구간을 정해 놓고 양 구간 사이에서는 헤지가 되거나 환차익을 볼 수 있도록 하고 하한 구간을 초과하여 환율이 하락하면 녹아웃이 돼 더 이상 헤지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으며 환율이 상승하여 상한 구간을 초과하면 녹인이 돼 손실이 무제한 발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파생상품이다. 수출中企 수출탑 반환등 시위 키코 사태에 있어 핵심 쟁점은 과연 본 상품은 공정한 상품인가와 과연 키코에 가입한 기업들이 충분히 본 상품에 대해 알고 가입했는가 하는 두 가지이다. 은행 측이 주장하듯이 분명 키코 상품 자체는 공정한 상품이다. 상품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는 본 상품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끼리 거래했을 때 얘기다. 그러나 키코가 만약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기업들에게 판매됐다면 공정한 상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즉, 상품의 공정성은 불완전판매와 함께 논해야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키코라는 상품은 환율에 대한 풋옵션과 콜옵션이 결합된 복합상품으로써 일반 중소기업인들이 이해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품이다. 아무리 은행들이 충분히 또 자세히 키코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실제 파생상품은 물론 재무금융에 대해 전문가가 없는 중소기업들이 해당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가입했으리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즉, 상품이 아무리 공정하게 설계됐다고 하더라도 은행(상품을 너무 잘 아는 전문가)이 중소기업(상품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는 비전문가)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면 공정한 거래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은행들은 제로코스트로 만들기 위해 녹인시 현물 포지션에 대해 2배의 키코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의 상품을 중소기업들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환율하락시에는 하한 구간을 초과하는 환율 부분에 대해서 더 이상 헤지가 되지 않는 구조의 상품을 제공하였다. 은행들은 과연 중소기업들에 제대로 된 헤지상품을 권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일부 구간에 대해서만 환헤지가 되고 녹아웃시 환리스크에 그대로 노출이 되거나 녹인시 오버헤지로 오히려 키코 손실이 무제한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대칭적 상품 구조는 분명 중소기업들에 적합한 헤지상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은행 측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니까 그런 상품을 설계해줬다라고 강변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마치 어린 아이가 그렇게 약을 조제해달라고 하기에 그렇게 해줬다라고 약사가 말하는 것과 하등 다르지 않다. 기업들도 잘 모르면서 무작정 은행을 믿고 상품에 가입하는 어리석음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알면서도 키코를 헤지 목적보다는 돈을 벌려는 투기 목적으로 사용하다가 낭패를 본 사례들도 있다. 기업들은 절대 파생상품을 투기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계약서에 무턱대고 도장을 찍어서도 안 된다. 정치권·금융당국 함께 중재를 그러면 어떻게 본 사태를 해결할 것인가? 키코 사태도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닌 쌍방의 과실이기 때문에 많은 외국사례들에서 보듯이 양쪽이 손실을 일정씩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인도판 키코 사태의 타결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법원의 판단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적극적으로 해결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키코 피해 기업들은 하루 빨리 본연의 생업으로 돌아가 국가경제에 이바지 하고 은행들도 키코 사태로 인해 더 이상 파생상품 비즈니스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끝으로 이번 일로 파생상품이 마치 위험을 일으키는 惡의 도구로 오해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절대 파생상품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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